대구 북구 공무원노조, 간부공무원·구의원 평가···공직사회 경직성 여전

베스트 간부 공무원 선정자도 “평가 자체에 동의 못 해”
북구의원 대상으로도 평가 처음 진행

17:07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경북본부 북구지부는 5일 ‘존경하는 간부 공무원 및 구의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공무원노조는 2013년부터 매년(2014년 제외) 같은 설문조사를 하고 있는데, 구의원에 대한 조사는 올해 처음이다. 노조는 북구청과 북구의회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목적으로 매년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사 대상인 간부 공무원과 구의원들은 ‘불쾌하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이날 공무원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와 동일한 간부 공무원들이 가장 존경받는 간부 공무원 5인으로 선정됐다. 5인 중 3명(고진호 관광자원개발과장, 양용덕 의회사무국장, 장원수 기획조정실장(가나다순))은 베스트 간부 명단이 공개된 2015년부터 매년 이름을 올렸다.

이동근 노조 지부장은 “그분들은 예전부터 직원들에게 좋은 평을 받는 분들이어서, 그대로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진행한 존경하는 구의원 설문조사에서는 구본탁, 윤은경(이상 자유한국당), 이헌태, 장윤영(이상 더불어민주당), 유병철(무소속) 의원 등 5명이 베스트 구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노조는 인기투표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이 20명 구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평가토록 하는 대신 업무상 접촉이 있었던 구의원을 대상으로 ▲소통 ▲청렴 ▲민주성 3개 영역으로 나눠 평가토록 했다. 모든 구의원에게 똑같이 좋은 점수를 주거나, 나쁜 점수를 준 조사결과표는 변별이 없고,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평가에서 제외했다.

간부 공무원의 경우에는 구의원과 동일한 평가 지표와 함께 업무 처리 능력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업무 처리 능력은 ▲업무추진능력 ▲원칙과 소신 ▲직원에 대한 신뢰 등 3개 부분에서 조사했고, 마찬가지로 변별할 수 없는 결과표는 제외했다.

올해로 4년 차인 공무원노조 조사에 대해 평가 대상이 되는 간부 공무원과 구의원 중 일부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스트 5인으로 선정된 한 간부 공무원조차도 “처음부터 노조에서 그렇게 평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선정된 것에 할 말이 없다”고 소감을 전해서 공직사회의 경직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최근 법무부가 다면평가제를 도입해 검찰 인사에 반영하는 등 경직성을 탈피하려는 모습과도 대조된다. 상사가 부하직원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하향식 평가제도는 상사의 주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서 직원을 줄 세우거나 소신을 지킬 수 없게 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과거 참여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직사회에도 다면평가제를 도입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폐기된 바 있다.

이동근 지부장은 “평소에 간부 공무원과 직원 간 소통이 잘 없다. 의사소통 구조 자체가 수직적이어서 소통할 기회가 잘 없다”며 “누가 잘한다, 못한다는 평가 보다는 간부 공무원과 직원간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의미가 큰데 이걸 그렇게 반응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