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내년부터 주차장 무인화…일자리 잃는 비정규직 주차노동자

"비정규직 정규직화 시점에 덜컥 일자리 잃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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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17:59 | 최종 업데이트 2017-12-05 20:12
▲대구교육청 주차장 입구

대구교육청에서 4년째 주차관리 업무를 하는 A 씨는 당장 내년부터 살길이 막막해졌다. 교육청이 내년부터 무인 주차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간 최저임금을 벗어나지 못했던 A 씨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되며 숨통이 조금은 트일 것으로 생각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말도 기대 됐다. 기대와 다르게 A 씨는 무인화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A 씨를 고용한 용역업체 측에서도 계약을 종료할 방침이라, A 씨는 새해가 오면 사실상 해고된다.

A 씨가 근무를 시작한 2014년도부터 A 씨는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처리했다. 하루 200대가 넘는 차량 요금 정산은 물론, 무인정산기가 인식하지 못하는 차량을 별도로 기록하고, 아침마다 무인정산기에 보관된 주차요금을 은행에 입금하는 것도 A 씨였다. 택배 차량이 오면 문을 열어주는 일도 했다. 우동기 교육감 면담 손님이 일일무료주차권을 건네면 처리하는 일도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청 내 직원들은 소식을 다 아는 모양이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직접 얘기도 못 들었어요 우리도 생계가 있는데, 아이들도 있고. 당장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답답하고 막막해요. 비정규직 전환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분위기인데, 오히려 저희는 일자리가 뺏기는 상황이네요. 최저임금 받으면서도 열심히 일했는데"(A 씨)

▲A 씨는 대구교육청 주차관리 일을 하면서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도맡아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흐름 때문에 당분간 계약이 연장될 것이라 생각했던 용역업체는 12월 교육청으로부터 무인화 방침 소식을 들었다.

업체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그때까지 계약을 좀 더 할 줄 알았다. 우리도 아깝다. 주차관리 하시는 젊은 분들이 무인으로 전환돼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방법이 없다"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용역업계도 사정이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대구교육청은 2018년 1월 1일 자로 주차관리 무인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1일부터 이미 구비된 자동화 시설로 관리할 것이다. 처음 주차관리 시작할 때는 정산에 문제점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안내요원을 뒀는데 진행하다보니 안내요원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안내요원이 하던 일들도 모두 전산화 해서 처리할 수 있다.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가 고용 문제를 판단할지 모르겠지만, 용역은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무 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 조직국장은 "주차관리 노동자도 노사 전문가 협의기구 구성해서 간접고용을 직접고용 전환한다는 정부 방침에 직접고용 대상자로 올라가 있다. 무인시스템으로 한다는 건 일자리 질을 낮게 하고 정부 방침과도 맞지 않는다"라며 "일자리를 줄이려고 하는 대구교육청의 방향은 문제가 있다. 무인화 대신 노사 전문가 협의기구 통해서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맞게 직접고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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