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운영 법인-노조-장애인단체 함께 장애인 탈시설을 모색하다

“장애인 거주 시설이 탈시설 앞장서야”
대구 청암재단 사례···‘시설에서 탈시설 지원하기 워크샵’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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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6 19:49 | 최종 업데이트 2017-12-06 19:52

대구에서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는 법인과 노동조합, 장애인 인권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탈시설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장애인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주체가 탈시설에 앞장서고, 지방자치단체과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일제강점기에도 존재했던 시설은 1981년 장애인복지법 제정 이후 법적 근거가 생겼다. 시설 거주 장애인은 대체로 ▲장애인 본인 의지와 무관한 입소와 이로 인한 거주 이전의 자유 침해 ▲고립된 위치에 있고 대규모화된 시설 입소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격리, 폭력 등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다.

정해진 식단과 취침시간을 지켜야 하거나, 침실이나 욕실 문을 잠그지도 못하고, 전화나 인터넷 사용도 제한된 문제가 있다. 외출도 자유롭지 못하며, 정해진 종교나 신앙생활을 강요받는 일도 있다.

대구는 대구시립희망원 거주자 의문사 등 인권침해 사태가 불거지면서 문제가 공론화됐다. 1980년부터 천주교대구대교구 유지재단에서 운영한 희망원은 내부 사회복지사들의 양심선언과 내부고발로 거주 장애인 다수의 의문사, 군대식 문화와 일상적 폭력, 신체적 체벌, 쇠사슬 구속 문제가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이후 국고보조금 허위청구, 급식비 횡령, 거주인 기초생활보장 수급비 허위 청구 등 문제도 줄줄이 터져 나왔다.

▲6일 열린 '시설에서 탈시설 지원하기 워크숍'에는 200여 명이 참여했다.

6일 오후 2시, ‘선도적인 장애인 인권증진과 자립 지원을 위한 시설에서 탈시설 지원하기 워크숍’이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열렸다.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 공공운수노조 청암재단지회,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주최하고 보건복지부, 대구광역시가 지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주체인 청암재단이 참여해 탈시설 정책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암재단은 2005년 산하 청구재활원과 천혜요양원에서 일어난 입소자 사망 등 장애인 인권침해 문제 이후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인사들로 소위 ‘민주 이사회’가 구성됐다. 그러면서 2015년 시설 일부 기부채납 등을 통해 전국 최초로 장애인 입소자의 탈시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 청구재활원 17명, 천혜요양원 3명이 탈시설했다.

강성봉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 사무국장은 “오래 시설에서 거주하다 보니 탈시설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도 있지만, 다른 탈시설 장애인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시작했다”라며 “시설 전반적 운영체계를 탈시설과 자립 지원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설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의 고용불안도 있다. 탈시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시설에 대한 대구시의 지원도 없다”라며 “권영진 시장은 임기 내 100명의 탈시설을 약속했는데, 임기 중 아직 23명밖에 하지 못했다. 그중 10명은 청암재단 입소자였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전 시설법인이 함께 탈시설을 추진하기 위해 청암재단이 밑거름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이경희 영진전문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하상 청암재단 지원 탈시설 당사자, 강성봉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 사무국장, 강명숙 대구광역시 장애인복지과장

강명숙 대구시 장애인복지과장은 탈시설 정책에 대한 대구시 성과와 한계에 대해 발표했다. 강명숙 과장은 “대구시는 2018년까지 거주인 100명의 탈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립생활 체험홈을 2018년까지 21개소, 자립생활가정 23개소까지 확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라며 “15년 6개소였던 체험홈은 2017말까지 16개가 됐다. 자립생활가정도 18개소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탈시설 인원 목표의 57% 수준에 그쳤다. 탈시설 장애인 자립지원 유관기관 협의체도 구성하지 못했다. 탈시설 이후 활동보조 지원도 중요한데 시비 월 200시간까지 지원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만큼 지원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목표와 비교하면 결과는 미미하다”라며 “탈시설 관련 예산의 국비 미지원 때문에 전액 시비로 추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국회에도 건의했지만, 탈시설 관련 예산 반영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자 중에서는 탈시설 방식이 자립생활 체험홈이나 자립가정으로 제한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병수 사회복지법인 프리웰 산하 향유의집 원장은 “대구에서 시설이 탈시설을 선언한 것은 개인적으로 충격이었다. 20여 분이 탈시설 했는데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지지하고 감사한다”라며 “하지만 20분은 모두 체험홈이나 자립가정 통해 나갔다. 지역 살아가는 방법 여러 가지가 있다. 아파트를 얻어서 나갈 수도 있다. 월셋집을 얻어서 갈 수도 있다. 삶의 방법은 다양한데, 지원 방법은 하나의 방법뿐”이라고 지적했다.

임소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무총장의 문재인 정부 탈시설·자립지원 정책 방향 발표도 이어졌다.

주최 측은 2017년 대구지역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권리선언문도 발표했다. 선언문을 통해 이들은 “보호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건 복지가 아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사람이다. 시민으로서 권리가 있다. 지역에서 살아갈 권리를 공표하며 국가에 권리 보장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12월 기준 1,484개소 시설에 31,222명이 입소한 상태다. 이 중 단기시설과 그룹홈을 제외한 시설 거주인은 26,775명인데, 이 중 30인 이하 시설에는 6,582명(24.6%), 31인~99인 시설 14,459명(54%), 100인 이상 시설에는 5,734명(21.4%)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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