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대구 고등학생, 겨울바람 맞으며 자유한국당 앞에서 촛불 든 이유

깨어있는대구시민들, 대경민권연대 등 한국당 앞 올해 마지막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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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7 16:00 | 최종 업데이트 2017-12-17 16:00

16일 저녁 6시, 기온은 영하 2도까지 뚝 떨어졌고, 차가운 바람이 몰아쳤다. 추위는 전자 촛불을 든 손을 금방 뻣뻣하게 만들었다. 우영재(17) 씨는 붉은색 점퍼를 입고, 모자로 얼굴을 꽁꽁 싸맨 채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앞에 자리 잡았다.

대구경북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대경민권연대), 깨어있는대구시민들 등 6개 단체는 이날 한국당 대구시당 앞에서 올해 마지막 적폐 청산 촉구 촛불 집회를 열었다. 시민 40여 명이 참석했고, 영재 씨는 SNS를 통해 소식을 듣고 집회에 참여했다. 영재 씨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집회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16일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MB 구속'이라고 새긴 촛불이 빛나고 있다.

참여자 중 3명이 나서 전 정부의 실책을 비판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발언대 옆에는 ‘MB 구속’이라고 밝힌 촛불이 빛났다. 영남대 학생 이효성(25) 씨는 그 촛불 옆에서 “적폐 수사의 타깃은 이명박”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효성 씨는 “박근혜 정부 실세, 우병우도 구속됐는데 이명박 정부 실세는 잇따라 불구속됐다”며 “MB(이명박)는 아직 검찰 포토라인에도 서지 않았다. 적폐 수사 타깃은 이명박으로 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 퍼포먼스로 미리 준비한 ‘적폐 청산 크리스마스 트리’에 소망 메시지를 써 달았다. 영재 씨는 여기에 “적폐 청산”이라는 4글자를 적어 달았다. SNS나 인터넷 기사를 통해 정치·사회 소식을 접한다는 영재 씨는 가장 시급히 청산되어야 할 적폐를 ‘국정원’으로 꼽았다.

그는 “국정원은 민간 사찰 의혹도 있는 데다,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데 정치에 개입하고 있더라. 정치 쪽으론 개입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국정원을 첫 번째 적폐 청산 대상으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영재 씨가 이날 집회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국정원보다 품격 없는 정치를 하는 자유한국당 때문이 더 컸다. 영재 씨에게 자유한국당으로 대표되는 보수 정치 세력은 ‘막말’과 ‘비도덕’으로 ‘보수’를 ‘더럽히는’ 정치세력으로 인식됐다.

영재 씨는 “홍준표 대표가 막말하는 걸 보면 짜증이 나기도 하고,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장한테 막말하는 것도 봤는데, 도덕적인 정치를 해주셨으면 해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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