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 2016년 총선 앞두고 김항곤 군수 통해 김명석 회유 시도

김명석, “김항곤 군수, 이완영 의원이 1억 원 준다고 말했다”
김항곤, “중재하려 한 건 맞지만, 액수 언급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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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9 11:33 | 최종 업데이트 2017-12-19 11:33

이완영 국회의원(자유한국당, 경북 칠곡·고령·성주)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9차 공판에서는 지난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이 의원 측에서 현직 군수와 도의원 등을 통해 사건 무마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완영 의원은 김명석 성주군의원을 통해 2012년 총선 당시 불법정치자금을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정치자금법 위반 재판 이완영 의원, 혐의 전면 부인(‘17.4.17))

18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형사 5단독(부장판사 이창열)에서 열린 공판에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정영길 경북도의원(성주군)을 포함한 증인 6명이 출석했다. 검찰은 김항곤 군수를 통해선 이완영 의원이 직접 사건 무마를 위해 김 군수에게 부탁한 사실을 밝히고, 정영길 도의원을 통해선 이 의원의 친동생 A씨가 김명석 군의원을 접촉한 사실을 밝혔다.

이완영, 2016년 총선 앞두고 김항곤 군수에게 중재 요청
김명석, “김 군수가 이완영 의원이 1억 원 준다고 했다”
김항곤, “중재하려 한 건 맞지만, 액수 언급 안 해”

▲김항곤 성주군수(가운데)

검찰에 따르면 김항곤 군수는 지난해 3월 10일경 이완영 의원에게 사건 무마를 부탁하는 전화를 받고 김 군의원에게 전화해 합의를 제안했다. 당시 이 의원은 같은 김해 김씨인 김 군수를 김명석 군의원이 잘 따른다는 이유로 김 군수에게 전화해 ‘군수님 말 잘 들으니, 소문 퍼트리지 말라고 해달라’고 부탁했다.

검찰은 김명석 군의원의 증언 등에 근거해 당시 김 군수가 구체적으로 1억 원이라는 액수를 언급하며 합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지만, 김 군수는 액수 언급 사실은 부인하면서 합의를 제안한 건 인정했다.

김 군수가 액수 언급 사실을 부인하자 재판부는 김명석 군의원을 재정 증인으로 신청해 관련 사실을 추가 확인했다. 김 군의원은 김항곤 군수가 1억 원을 이야기한 게 맞느냐는 재판부 질의에 “이완영 의원이 1억 준다 카는데, 니 어떡할래?”라고 김 군수가 말했다면서, 당시 발언을 녹음했다고 주장했다.

김 군의원은 녹음 파일 존재를 알게 된 김 군수 측 관계자가 파일 삭제를 요구해서 파일은 삭제했지만, 당시 현장에 본인을 포함해 4명이 김 군수 발언을 들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 군의원은 해당 녹음 파일이 삭제된 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고, 복원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도 밝혔다.

김 군수는 “이완영 의원과 직접 만나서 얼마에 합의할지 이야길 했다면 액수를 정했겠지만, 그날 전화가 와서 김명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무마시켜 달라고 부탁을 해서(액수를 이야기한 적 없다)”라며 “김명석에게도 그런 이야길 한 적 없다고 말했다”고 ‘1억 원’ 언급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영길 도의원, 이완영 동생 A 씨-김명석 만남 가교 역할
“내가 돈 받아 놓겠다. 내가 책임 질 테니 고소 취하하라” 말하기도

▲지난 4월 법정으로 들어서는 이완영 의원.

비슷한 시기 이 의원의 동생 A 씨는 정영길 도의원을 통해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4일 김명석 군의원과 A씨가 문제 해결을 논의하려 서울에서 만났는데, 이 만남이 정영길 도의원을 통해 성사됐다.

김 군의원은 당시 서울행 KTX 열차를 타면서 정 도의원에게 서울 도착 시각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남겼고, 당일 밤늦게 정 도의원과 통화를 하는 등 A 씨를 만나는 과정에 정 도의원과 협의한 정황이 확인됐다.

정 도의원은 또 지난해 3월 18일 김 군의원에게 전화해 “내가 돈 받아 놓겠다. 내가 책임 질 테니 고소 취하하라”며 적극적으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노력했다.

검찰은 이완영 의원으로부터 명시적으로 해결해준다는 이야길 듣지 않고선 어떻게 2억 4,800만 원이나 되는 거금을 책임진다고 호언할 수 있냐고 추궁했지만, 정 도의원은 이 의원과 사건 관련 협의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 도의원은 “이 의원 동생이 서울에서 만나면서 해결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취하하면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정 도의원은 3월 19일 김 군의원과 A 씨 등이 대구 달성군 소재 식당에서 만났을 때도 보증인처럼 동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이 자리에서 A 씨는 20대 총선이 끝나고 한 달 뒤까지 전액을 돌려주겠다고 김 군의원을 회유했다.

정 도의원은 당시 식당에 동석한 건 맞지만, 자주 대화 자리를 비워 A 씨가 한 말을 포함해 당시 현장에서 있었던 이야길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만 8개월 째 진행되고 있는 이완영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1심 재판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재판부는 빠르면 다음 공판에선 증인 신문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2월 초에는 1심 판결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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