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병원 선정적 의상·춤 ‘반강제 장기자랑’ 논란…27일 노조 출범

“신부님 앞에서 EXID '위 아래‘, 캉캉 춤 췄다”
병원 행사뿐만 아니라 ‘장기자랑’ 행사 잦아
병원 측, “강제성 없어...사실 아니야” 해명
근로기준법 위반, 대리처방 등 열악한 처우 개선 목소리 높아져
직원 5백여 명 참여해 27일 노조 결성 앞두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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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6 01:29 | 최종 업데이트 2017-12-26 01:29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대리 처방 등으로 논란이 된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서 반강제적인 ‘간호사 장기자랑’이 있었다는 직원들의 폭로가 나왔다. 간호사들은 사비로 옷을 구입해 선정적인 춤을 췄다고 밝혔다. 또, 병원 행사뿐만 아니라 간호처 주관 행사, 대구광역시간호사회 주최 행사에서도 춤을 춘 사실이 확인돼 대가대병원 간호사 노동환경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병원 직원 5백여 명은 오는 27일 노조출범식을 갖고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라고 밝힌 글이 올라왔다. 춤을 추고 있는 사진 3장과 함께 제보자는 “성심병원에서 장기자랑이 이슈가 되었지요,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간호사들이 짧은치마를 입고 신부님 앞에서 캉캉춤을 추고, EXID 위아래를 췄습니다. 퇴사하고 싶은 간호사에게는 춤을 추면 퇴사하게 해줄테니 춤을 춰라고까지 했다더군요, 그래서 그분은 억지로 춤을 추고 퇴사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제보자는 “저희는 신부님이 보고 즐길 볼거리가 아니고, 신부님과 병원이 필요한일이면 다 해야하는 비서들이 아닙니다. 병원을 찾아주시는 환자분들이 불편함 없이 치료받고 건강해져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는 병원직원입니다. 병원에 이런 문제들이 계속 겉으로 드러나야 병원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2015년 7월 16일 대가대병원 비전선포식 행사에서 간호사들은 짧은 상하의를 입고, EXID의 '위아래' 춤을 췄다.

제보자가 폭로한 사진 1장은 2015년 7월 1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 대구가톨릭대병원 비전선포식 행사였고, 다른 2장은 2016년 대가대병원 간호처가 주관한 행사였다.

병원 측은 강제성이 없었다며 해당 폭로를 전면 부인했다. 대가대병원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2015년 행사 때 준비 기간이 길었던 것은 맞지만, 강제는 없었다. 2시간 동안 진행한 행사였고, 비전선포식 가운데 춤을 춘 것은 일부분이었다. 대구시 관계자, 국회의원들도 있었고, 천주교 재단에서 이렇게 강제할 이유가 없다”면서 “2016년 행사는 간호처 자체 행사에서 부서마다 장기자랑을 한 것이다. 자체적으로 의상과 율동을 준비했다. 그런 걸 강요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2016년 간호처가 주관한 행사에서 간호사들이 캉캉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다. 병원은 간호처 자체 행사이며 강제성은 없다고 했지만, 당사자들은 반강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호사들의 설명은 달랐다. 대가대병원 간호사 A 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반 강제였다. 보통 이런 행사가 있으면 춤추기 좋아하는 사람이 나서기도 하는데 소수다. 내가 나서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직장이다보니 시키는 걸 안 할 수 없으니 보통 1~3년차가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간호사의 증언에 따르면 대가대병원은 매년 진행하는 간호처 행사 이외에도 반강제성 ‘장기자랑’을 시키는 문화가 일상적이었다. A 씨는 “간호사는 여자가 많은 집단이다. 병원 모든 행사에서 장기자랑 같은 걸 한다. 춤을 추는데 배꼽티를 입고, 미니스커트를 입고 한 적도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옷을 입어야 할까 생각이 들었다”며 “장기자랑 행사 전에 위에 직원들이 모두 모인 앞에서 연습한 춤을 춘 적이 있다. 자유롭게 옷을 있고 있었는데, 오디션 보듯이 누구는 뭐가 문제고, 춤을 못 추는데 왜 메인에 서 있느냐, 옷을 통일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바로 옷을 사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옷은 개인 돈으로 샀다. 연습실이 없어서 모텔을 빌려서 연습한 적도 있었다. 또, 간호부에서 연습실을 빌려주며 춤 선생님을 붙여준 적도 있었다”며 “이걸 왜 하고 있어야 하나. 꼭 춤추고 노래하고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폭로된 내용 이외에도 ‘간호사 장기자랑’이 더 있었다는 사실이 <뉴스민> 취재 결과 확인됐다. 2016년 5월 12일에는 대구광역시간호사회가 주최한 국제간호사의 날 행사에 대가대병원 간호사들은 춤을 췄다. 영남대병원은 합창, 동산의료원은 패러디뮤지컬을 공연했지만, 대가대병원은 댄스팀을 꾸려 공연에 나서야 했다.

대가대병원 간호사 B 씨도 <뉴스민>과 통화에서 “간호사가 해야 할 고유의 업무로서 존중받고 싶은데 장기자랑 때마다 춤추고 노래를 준비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업무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근무를 마치고 장기자랑 날짜가 다가오면 연습에 시간을 많이 쏟게 된다. 이런 분위기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가대병원 간호사들은 국제간호사의 날 행사에서도 춤을 춰야했다. [사진=독자 제공]

‘간호사 장기자랑’ 문제가 터져나오기 전에도 대가대병원은 열악한 근로조건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등의 문제가 알려지자 대구고용노동청은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해 현장 조사를 지난 15일 마쳤다. 또, 대리처방 의혹이 있자 대구 남구보건소가 남부경찰서에 수사의뢰한 상황이다. 간호사뿐만 아니라 병원 직원들 모두 열악한 처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직원 5백여 명이 오는 27일 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가톨릭대학병원분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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