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 대구지검 앞 천막농성장 다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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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12일 수성구청의 행정대집행으로 철거됐던 대구지방검찰청 앞 농성장을 다시 설치했다. 검찰은 노동자들이 회사를 고소한 불법파견·부당노동행위에 대해 2년 5개월 만에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노동자들은 농성장을 철거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끝가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14일 저녁 아사히비정규직회가 대구지검 앞 농성장을 다시 설치했다. [사진=아사히비정규직지회]

14일 저녁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수성구 범어2동 대구지방검찰청 입구 앞 인도에 다시 천막농성장을 설치했다. 이들은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검찰의 정당한 처분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차헌호 지회장은 “검찰이 민원을 넣어 강제철거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농성장 장소가 넓기 때문에 시민 교통은 방해하지 않는다고 봐요. 우리의 불법에 대해서는 굉장히 강하게 적용하고, 저들(회사)의 불법에 대해서는 눈감아주고 있어요. 농성장을 철거하더라도 굴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시민 민원과 인도 도행로 확보 등을 이유로 지난 12일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 철거했다.

배재현 수성구청 가로정비팀장은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현장에 나와보라는 민원이 지속돼 철거하게 됐다. (노조가) 재설치하고나서 또 전화가 걸려왔다.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씀드렸다. 우리도 난감한 상황인데 민원이 많이 들어오면 다시 절차를 밟은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 178명은 회사의 일방적인 도급계약 해지로 2015년 7월 일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7월 21일 불법파견, 부당노동행위로 회사를 고소했고, 노동청은 지난해 9월 불법파견 시정지시도 내렸다. 노동자들은 검찰의 기소를 촉구하며 8월 29일부터 대구지검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검찰은 고소 2년 5개월 만인 12월 20일 증거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노동자들은 검찰 결정에 항의하며 농성을 이어갔고, 지난 9일에는 무혐의 처분을 내린 김도형 검사(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