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 드러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반발한 직원 부당 전보까지

지난해 9월 ‘이X끼’ 폭언에 반발한 직원 부당 전보
해당 직원 노동위 구제 절차 밟자, 원직 복귀시켜
“실력도 X도 없는 것들이, 질 떨어져” 폭언하기도
“부회장 부임 후 DTC 분위기 극도로 나빠졌다” 증언 속출

13:33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대경섬산련, 회장 이의열) 배 모 상근부회장이 직원들에게 욕설이나 폭언으로 모욕을 주는 일이 잦았고, 이에 반발한 직원을 부당 전보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배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일부 폭언이 공개된 것에 대해서 “욕설이랄 것도 없다”는 입장과 함께 과실 있는 직원을 훈계하다가 벌어진 해프닝 정도로 치부한 바 있다. (관련기사=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욕설, 폭언 갑질 사실로 확인(‘18.1.15))

하지만 추가로 욕설·폭언뿐 아니라 이에 반발한 직원을 부당 전보했던 사실도 확인되면서 직원들에 대한 배 부회장의 전횡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DaeguTextileComplex) 근무를 그만둔 직원들은 배 부회장이 자주 고성과 폭언을 행사했다고 증언했다.

▲DTC를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이X끼, 저X끼’는 예사였다”
지난해 9월 ‘이X끼’ 폭언에 반발한 직원 부당 전보

해당 직원 노동위 구제 절차 밟자, 원직 복귀시켜

지난해 퇴사한 A 씨는 그해 9월 배 부회장의 계속된 폭언을 견디다 못해 반발하자 부당 전보 조치 당했다가 약 한 달 만에 복권됐다. A 씨는 “이X끼, 저X끼는 예사로 입에 올렸다”며 “9월 초에 ‘누가 X끼냐’고 한 번 반발했다가 업무가 바뀐 적이 있다”고 말했다.

A 씨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절차를 진행하자 섬산련 측은 A 씨를 원직 복귀시켰다. A 씨는 “배 부회장이 온 후로 회사 분위기는 원체 안 좋았다. 국감도 있었지만, 회사에 더 다닐 동기부여가 안 되어서 11월 퇴사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배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폭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건 이것뿐만이 아니다. <뉴스민>이 추가 확보한 녹취록을 보면 배 부회장은 직원들을 향해 고성으로 ‘지X’, ‘병X’, ‘X끼’ 뿐 아니라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모욕을 줬다. 또, 대구시가 건립해 위탁 운영권만 맡았을 뿐인 섬유박물관을 ‘문 닫게 한다’면서 마치 DTC가 개인 소유인 것처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경 녹음된 해당 자료를 보면, 배 부회장은 DTC 섬유박물관 운영 전반에 불만을 드러냈다. 약 45분에 달하는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배 부회장은 섬유박물관 직원들이 부회장인 자신과 회장에게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업무에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힐난하며 욕설과 폭언을 했다.

섬유박물관장을 포함한 직원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배 부회장은 관장에겐 “관장으로서 해놓은 게 뭐냐”고 언성을 높였고, 직원들을 향해선 “실력도 X도 없는 것들이 말이야. 당신들이 연합회 직원들 중에서 제일 질이 떨어져요”라고 힐난했다.

배 부회장은 직원들의 업무처리 과정도 문제 삼으면서 “소문이 다 났는데 견적서를 누가 주나? 그 업체가 한다고 소문이 다 났는데. 어떤 놈이 견적서를 갖다 줘? 그런 것도 모르고 병X 같은 것들이 온대 쏘다니고, 그럼 밖에서 뭐라고 하겠어? 섬유박물관놈들 미쳤다고 하지”라고 폭언으로 훈계했다.

“실력도 X도 없는 것들이, 질 떨어져” 폭언하기도
“부회장 부임 후 DTC 분위기 극도로 나빠졌다” 증언 속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녹음 파일 이외에도 최근 DTC를 그만둔 또 다른 직원 B 씨도 직접 경험한 배 부회장의 폭언 등 갑질을 증언했다. B 씨는 “지난해 기획전시 개관 날 밤새 전시 업무를 하고 있는데, 부회장은 전시장을 둘러보지도 않고 초입부터 소리를 질러댔다”며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치더냐고 말했고, 욕을 하기도 했다. 밤새워서 했는데 둘러보지도 않고 초입부터 욕을 하니까 황당했다”고 말했다.

DTC 직원들은 섬유박물관 업무에 섬산련의 이해도가 떨어졌고, 업무 지원도 원활하지 못했다고 항변한다. 특히 배 부회장 부임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됐다고 강조했다.

전 직원 C 씨는 “배 부회장 부임 후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폭언이 있었다. 배 부회장실에 녹음기를 설치했으면 수백 건은 족히 녹음 됐을 것”이라며 “부회장 부임 후 직원 중에선 더 이상 회사에 비전이 없다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B 씨도 “대구 시민들이 좀 아셔야 한다. 박물관이 교육기관으로서 담당하는 사회적 역할이 있는데, 섬산련 분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운용하면서, 전문가들 발언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배 부회장이 욕설로 직원들에게 모욕을 준 사실을 확인하고 대경섬산련 측에 적절히 조치하라고 요구했지만 섬산련 측은 주의 조치를 하는 데 그쳤다.

이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배 부회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우리가 파악하기론 그 사람들(제보 또는 퇴사한 직원들) 문제가 더 크다. 문제가 있으니까 큰소리친 거 아니겠냐”며 “아무 잘못도 없는데 혼내고 그러겠냐.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잘못된 일이 너무 크니까 이야기하다 보면 큰 소리도 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는 섬유산업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구축을 목표로 2015년 문을 열었다. 대구시가 수탁기관 공모를 했고, 섬산련이 선정돼 3년 간 운영했다. 지난해 말 계약 기간이 끝나 수탁기관 공모 절차가 다시 진행됐고, 섬산련이 선정돼 오는 2020년까지 운영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