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판사 블랙리스트’ 없다는 김태규 부장판사의 과거 판결

유죄 선고했던 박근혜 비판 전단 제작, 배포 항소심서 뒤집혀
법정구속했던 청도송전탑 반대 활동 시민, 항소심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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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5 16:52 | 최종 업데이트 2018-01-25 16:52

일명 ‘판사 블랙리스트’ 논란에 판사들이 법원 내부 통신망(코트넷)에 올린 여러 의견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린 판사 이름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태규 부장판사는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서 “추가조사위가 영장주의 위배, 프라이버시 침해, 절차위반 등을 정면으로 돌파해가면서까지 이뤄낸 조사 결과는 ‘블랙리스트가 없다’로 귀결됐다”며 “무리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반목과 마음의 깊은 생채기”라고 했습니다.

2015년 2월 11일부터 2017년 2월 19일까지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로 근무한 김태규 판사의 판결 2가지가 떠올라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25일 김태규 부장판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했던 ‘박근혜 비판 전단’ 제작·배포 관련한 항소심 선고일이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근혜 비판 전단’ 제작·배포와 관련해서는 모두 죄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전단을 배포했던 변홍철, 신모 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박성수 씨도 전단을 제작하고 SNS에 게재한 행위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박 씨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풍자 사진으로 인한 박근혜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과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공직자에게 의혹을 제기하고 공안정국 조성 중단을 요구하는 의견을 펼친 행위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5년 12월 22일, 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판사 김태규)은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작 및 배포해 명예훼손 등의 혐으로 구속 기소된 박성수 씨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사 앞에서 이 전단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인 변홍철, 신모 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 원,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기소한 경찰과 검찰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대구지방변호사회는 변론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이었던 이재동 변호사는 25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피해가 큰 사건도 아니고 강력 사건도 아닌데 구속까지 해가면서 별건으로 영장을 또 발부해가면서 오랫동안 재판을 끌면서 집행유예로 풀어주는 자체가 너무 가혹한 행위였다”면서 “유무죄 여부를 떠나 벌금 200만 원 정도에 불과한 사건을 이렇게까지 끌고 온 1심 재판부가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2015년 6월 김태규 부장판사는 청도 송전탑 공사 반대 활동을 벌이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창진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 또 뒤집혔습니다.

2015년 10월 15일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시위대들과 함께 공사현장 안으로 진입하려고 하면서 이를 막아서고 있던 경찰관의 몸을 밀치고, 폭행하여 경찰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블랙리스트 진위를 따지기에 앞서 김태규 부장판사님의 무리한 판결로 고생한 시민들을 한 번만 떠올려주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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