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석 중 0석,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의원 잔혹사···이번에는?

1회부터 6회까지 민주당 지역구 대구시의원 당선 전무
수성구, ‘김부겸 바람’ 타고 전 지역구 출마 도전?
소선거구제 선거 어려움···구의원 도전보다 장벽 높아

18:16

166석 중 0석.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대구시의원 선거에서 지금까지 보인 성적표다. 1995년 1회 지방선거부터 2014년 6회 지방선거까지 대구시의회는 현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무소속 후보가 대거 당선한 1회 지방선거(의석수 37석)를 제외하고 2회부터 6회까지 129석 중 128석은 자유한국당이 차지했다. 5회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무소속 당선자가 나왔지만, 이 역시 2012년 새누리당에 입당해버려 129석 모두 한국당이 독식했다.

▲1995년 1회 지방선거부터 2014년 6회 지방선거까지 대구시의원은 자유한국당이 독식해왔다. 1회 민주자유당, 2회~5회 한나라당, 6회 새누리당을 자유한국당으로 구분했다. 기타 정당은 자유민주연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부터 시작된 여섯 차례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시의원 후보로 35명만 내놨다. 1회 지방선거에서 37개 선거구에 후보자 14명을 낸 것이 최대치였고,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1명도 지역구 시의원 후보를 내지 못했다.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긴 하지만 여전히 시의원 출마자를 발굴하는 게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부겸 장관이 당선한 수성구에선 전 지역구(4개) 후보자 출마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까진 3개 지역구만 후보가 가시화됐다.

김부겸 장관 보좌관을 지냈던 김동식 씨는 26일 지지자들과 함께 조촐한 출마 선언 행사를 가졌다. 김 전 보좌관은 김부겸 장관 지역구 사무소 보좌관을 지낸 만큼 김 장관과 인연을 강조하면서 “경쟁시켜달라”고 호소했다.

김 전 보좌관은 “김부겸과 함께 고산, 만촌을 위해 일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의원 후보”라며 “김부겸 장관이 보증하고 주민들이 신뢰하는 저 김동식을 통해 대구시민의 삶이 변화되고 대구 정치가 변화되는 모습을 함께 꿈꿔달라”고 출마의 변을 전했다.

김 전 보좌관이 출마를 공식화한 지역은 만촌2·3동과 고산동을 지역구로 하는 수성구2선거구다. 김 전 보좌관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같은 지역에 출마해 35.03%를 득표하고 낙선한 경험이 있다.

▲김동식 전 김부겸 국회의원실 보좌관은 26일 지자자을 모아놓고 출마 선언 행사를 진행했다.

수성구청장 출마 뜻을 밝혔던 강민구 수성구의원은 26일 수성구1선거구(범어동, 황금동, 만촌1동) 시의원 출마를 공식화했다. 강 구의원은 이날 “수성 변화, 대구 변화를 위해 수성구청장 출마를 하지 않고 대구시의원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며 “김동식, 김희윤 동지와 많은 수성구의원 후보님과 함께 ‘팀 수성’의 일원으로 수성구민을 위해 죽기 살기로 달리겠다”고 밝혔다.

강 구의원이 시의원 출마 결심을 굳히면서 김부겸 장관 지역구인 수성구갑 대구시의원 후보는 진용이 갖춰졌다. 하지만 수성구을 지역은 2개 지역 중 1개 지역만 후보가 가시화됐고, 다른 지역은 아직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4.12 재보궐선거에서 수성구3선거구(두산·수성·상·중동) 시의원에 도전했던 김희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지방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이 재도전에 나선다. 당시 선거에서 김 부위원장은 24.9%를 득표해 낙선했다.

김 부위원장은 “출마 공식화는 오프라인 행사보다 SNS를 통해 알릴 계획”이라며 “민주당에서 시의원 당선자가 없었다. 컬러풀 대구 슬로건에도 맞지 않고, 대구를 경쟁력 있고, 청년이 떠나지 않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이 시의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출마 뜻을 밝혔다.

수성구 4개 시의원 지역구 중 마지막 남은 수성구4선거구(지산·범물·파동)에는 민주당 후보가 가시화되진 않은 상태다. 같은 지역 구의원 출마를 희망하는 사람은 다수 있지만, 시의원 도전자가 없는 데는 상대적으로 시의원 선거가 더 어렵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역대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대구시의원 출마자 현황

한국당 일색이었던 대구 정치 지형에 변화의 조짐은 있지만, 2명 이상 복수 당선이 가능한 구의원과 달리 시의원은 1명만 뽑는 소선거구여서 민주당 후보 당선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구청장 선거와 달리 시의원 선거는 주목도도 낮다.

민주당 수성구을 지역위원회 핵심관계자는 “아직 나머지 한 곳에 후보가 가시화되진 않고 있지만, 여러 사람을 접촉해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수월한 구의원보다 시의원 쪽에는 후보자가 잘 없긴 하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이 있는 대구 북구 지역도 상황이 여의치 않긴 마찬가지다. 북구 역시 구의원 출마 희망자는 다수지만 시의원 출마에 선뜻 나서는 후보자가 없다. 홍의락 북구을 국회의원도 최근 국회 일정이 없으면 지역을 찾아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 발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 의원이 지역구인 북구을 지역에선 현재까지 민병훈 홍의락 의원실 보좌관 정도가 출마자로 거론된다. 민 보좌관은 북구4선거구(읍내·관음·동천·국우동) 출마가 예상된다. 홍의락 의원실 관계자는 “민병훈 보좌관 정도가 의사를 갖고 있고, 다른 지역은 의사를 드러내는 분은 없다”며 “의원님도 국회 일정이 없으면 무조건 대구에 내려오셔서 후보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갑 지역에선 송준향 민주당 대구시당 청년위원회 대변인 정도가 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일 뿐, 다른 후보군은 언급되지 않는다. 송 대변인은 북구1선거구(고성·노원·칠성·침산동) 지역을 염두에 두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김성태 달서구의원이 시의원과 구청장 출마를 두고 고민 중이고, 서재헌 민주당 대구 동구을 청년위원장도 시의원과 구청장 출마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추가로 언급되는 후보군이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가시화되는 후보군만 놓고 보면 민주당이 1995년 1회 지방선거에서 후보자 14명을 내놨던 만큼 후보가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28일까지 6.13지방선거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신청을 받는다. 시장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를 제외하고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나설 예정자들은 모두 당의 자격심사를 받아야 해서 28일이면 민주당으로 선거에 나설 후보자 윤곽이 좀 더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당 관계자는 “28일까지 1차 신청을 받고 이후 기간을 두고 추가 신청을 받으면서 후보자 공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