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공관위 구성 놓고 ‘사당화’ 논란

대구시당 상무위원회 지난 5일 공관위원 12명 선정
혁신 당원협의회, 16일 기자회견 열어 이재용 위원장 비판

17:51

6.13 지방선거를 약 90일 남겨두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구성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혁신 당원협의회(협의회)’는 공관위 구성이 이재용 대구시당 위원장 주도로 깜깜이로 진행됐고, 대구시당이 이재용 위원장의 사당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월 11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단배식을 진행하고, 지방선거 필승을 다짐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16일 오후 협의회는 민주당 대구시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검증하는 공관위 구성에 문제가 있다”며 “공관위는 누가 봐도 사회적으로 인품이나 덕망이 있는 분이어야 한다. 그러나 대구시당 공관위는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복수의 대구시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대구시당 상무위원회는 공관위원 선정에 관한 회의를 진행했다. 12명의 공관위원 후보자들이 추천됐고, 일부 상무위원들은 추천된 후보자들이 공관위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A 상무위원은 “추천된 열두 분이 공천 결정을 했을 때 그 결정의 권위나 정당성, 즉 탈락한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일부에선 12명을 추천한 사람이 누구냐고,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갑론을박이 계속되자 상무위원들은 새롭게 공관위 구성을 논의하는 방안과 12명을 공관위원으로 결정하고 추가 후보를 상무위원들이 추천하는 방안 등을 두고 표결했다. 표결 결과 추천된 12명을 공관위원으로 결정하고 추가로 공관위원을 추천하는 방안이 결정됐다.

상무위원회는 5일 이후 두 차례 더 회의를 열어 공관위원 문제를 의논하려 했지만, 협의회가 앞서 선정된 공관위원들의 자격을 문제삼으면서 회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협의회 측은 공관위원으로 결정된 12명이 이재용 위원장이 추천한 소위 ‘이재용 라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복수의 상무위원에 따르면 5일 열린 상무위 회의에서 이재용 위원장은 12명을 추천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위원장은 16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추천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며 “추천하고 상무위에서 안건 상정을 하는데 거기서 의결된 것”이라며 상무위에서 공식 추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2명이 이 위원장 쪽 사람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건 아니다. 2/3는 당에 와서 알게 된 당원들”이라며 “당원들 중에서 상식적이고 합리적이고, 선입견이 없는 분들, 당내 분규에 휩쓸리지 않은 분들 위주로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A 상무위원은 “협의회 당원들 반발로 상무위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는데, 당규상 일정 기간 내에 공관위가 구성 안 되면 시당 위원장과 당 대표가 협의해서 공관위를 구성할 수 있다고 한다”며 “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당원 반발과 상관없이 공관위가 구성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공직선거후보자 추천 규정을 정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규를 보면 공관위는 선거일 전 100일까지 설치해야 하고, 기간 내에 시·도당 공관위가 구성되지 않으면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해당 시·도당 위원장과 협의해 구성하도록 규정한다. 공관위 구성 문제를 두고 시당 내 갈등이 길어지면 중앙당과 이재용 위원장의 협의만으로 공관위원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재용 위원장은 제기된 지적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게 균형 감각을 갖춰달라는 건데, 여러가지 의견이 많이 있어서 시당 자체적으로 보완을 할 것”이라며 “조만간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서 조금이라도 내부 분열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