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한동대 김대옥 교수 재임용 거부 제동…“‘대학 정체성’ 이유 안 돼”

교육부 소청심사위, "절차적 위법 인정"
김대옥 교수, "사필귀정, 신학의 다양한 측면 존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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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30 16:39 | 최종 업데이트 2018-03-30 16:43

교육부가 대학 정체성과 맞지 않은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김대옥 조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킨 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의 결정에 제동을 걸었다. 한동대가 문제 삼은 ‘대학 정체성과 맞지 않는 가르침’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으면서, 김대옥 교수가 페미니즘 강연을 주최한 학술모임 ‘들꽃’과 관련있다는 소문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동대는 최근 페미니즘 강연을 연 학생에 대해 무기정학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김대옥 교수의 재임용 거부처분을 취소를 14일 결정했다. 김대옥 교수는 지난 1월 한동대로부터 재임용 최저 요건 미달, 대학 정체성과 맞지 않는 가르침으로 학생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이유로 재임용 거부 통보를 받았다. (관련 기사 : “정체성 혼란? 부당해” 한동대 동문모임, 김대옥 교수 재임용 촉구)

소청심사위원회는 “한동대가 적시한 거부 사유만으로는 심사 근거를 전혀 알 수 없다. 또, 어떤 방식으로 학교 정체성과 맞지 않는 가르침을 행하였는지, 이 행동이 왜 재임용 거부의 근거가 되는지도 알 수 없다”며 “따라서 재임용 거부 사유 명시가 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밝혔다.

소청심사위원회는 김 교수의 이의신청에도 재심사를 하지 않고, 업적평가와 교원인사위원회 심의가 이루어진 게 절차적으로도 위법하다고 인정했다.

▲‘김대옥 목사 재임용 거부 철회를 위한 한동인 모임’이 제작한 카드뉴스 중(사진=한동인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

교원소청심사위는 '한동대학교 정체성과 맞지 않는 가르침'을 재임용 거부 사유로 든 것에 대해 ▲재임용 관련 규정에 정한 심사기준에 해당하지 않고 ▲평가 근거가 전혀 없으며 ▲객관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이를 재임용 심사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김대옥 교수는 <뉴스민>과 서면 인터뷰에서 “14년을 헌신했던 공동체로부터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이번 소청심사 결과는 한마디로 사필귀정이다. 40쪽에 달하는 소청심사 청구 이유서에 학교 측은 4쪽의 무성의한 답변문만 보내왔다”며 “학교가 처음부터 재임용 거부 처분을 내릴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한동대는 ‘기독교 대학’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이 있지만, 특정 교단에 속한 교회나 신학교가 아니”라며 “이단적 신앙 행태가 아니라면 각자의 신학이나 실천의 다양한 측면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대학교

김대옥 교수는 최근 학생학술모임 ‘들꽃’이 주최한 페미니즘 강연 이후 벌어지는 학생 징계 사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교원을 몰아내고 학생들을 징계한다면, 오히려 한동대의 정체성이 동성에 대한 포비아와 혐오, 배제의 신학으로 오해받기 쉽다”며 “공동체 구성원들이 부당성을 지적하고 함께 목소리 내지 않으면 이런 일은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대옥 교수는 지난 2004년 한동대 교목실에 부임했고, 2014년부터 국제법률대학원 교목 교원으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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