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NGO활동가 인터뷰] (2)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이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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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에서는 대구시 주최, 대구시민센터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단체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18년에는 18개 단체와 18명의 청년이 만나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스민>은 대구시민센터가 진행한 청년NGO 활동가 인터뷰를 매주 화요일 싣습니다. ‘청년NGO활동가확산사업’ 블로그(http://dgbingo.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단체와 청년이 이보다 더 찰떡같이 잘 맞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와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해 온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청년활동가 이다운 씨와 지역의 독립영화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협회는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와 민예총 대구지회는 같은 사무실을 쓴다. 이야기는 건물 1층 오오극장 내 삼삼다방에서 진행됐다. [사진=김보현]

Q. 원래 단체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
대구에서 단편영화 스텝 일을 했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독협)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잘 몰랐다.

Q. 청년활동가로 활동하기 전부터 영화, 특히 독립영화 쪽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는 상업영화도 좋아하지만 55극장이나 아트하우스에서 상영하거나 단편영화제에서 볼 수 있는 단편영화,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다. 특히 상업영화에 비해 소소한 소재나 우리 주변에서 늘 일어나지만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들어볼 수 있는 매력이 크게 와 닿았다. 빠르고 정신없이 진행된다고 들은 상업영화 현장보단 덜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단편·독립영화 현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스텝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후에 어떤 포지션을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진로를 이쪽으로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Q. 그럼 현장이나 업무를 파악하는데 지금의 활동이 도움이 많이 되겠다.
지금의 독협 활동이 후에 현장으로 돌아갔을 때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로선 지금까지 내가 겪은 현장과 주변 선배, 동료 영화인들에게서 들은 고충들이 독협 일을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활동하면서 문제점들을 많이 듣고 파악하고 개선하여 좀 더 나은 대구 영화환경을 만들어 보고싶다.

Q. 영화를 만든다니… 멋있기도 하고 생소하기도 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동안 활동을 이야기해달라.
대구에서 단편영화(독립영화)에 관련한 일을 하고 싶었는데, 사실 어떤 일들이 있는지 잘 몰라서 무작정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여러 일을 해보고 나한테 맞는 일을 찾는 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연출부, 미술부부터 시작해서 PD, 조연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다. 운 좋게도 선배, 동료 영화인들과 함께 대구에서만 5개의 작품에 참여했다. (은하비디오(스크립터), 중고 폴(미술부), 맥북이면 다 되지요(PD), 홈런(조연출), 신세계(PD))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개막작 ‘홈런’ 제작 현장. 다운 씨는 조연출로 함께 했다. [사진=이다운]

Q. 대구의 영화 제작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지 않나?
서울로 많이 올라가는 편이다. 아무래도 서울권보다 장비, 제작지원금, 전문인이 부족하다. 실제 촬영 준비를 할 때 많은 장비가 서울에서 내려온다. 그만큼 장비들이 다양하게 구비 돼 있지 않는 것 같다. 제작지원금도 다른 지역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최근 친구들과 제작지원금을 받아 짧은 웹드라마를 제작했었는데, 지원금이 턱없이 모자라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하고, 장소나 배우 섭외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에 비해 서울이나 부산은 다양한 제작지원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지원금도 대구보다 많은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가서 영화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 대구에 상주해 있는 전문인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대구의 영화인들은 다른 지역에선 잘 찾아볼 수 없는 끈끈함이 있다. 서로 시기나 질투를 하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하며, 소속되거나 정형화된 팀은 아니지만…꼭 팀 같은? 그런 끈끈함이 있다. 누구 한 명이 연출한다고 하면 본인이 연출가이지만 PD 역할을 맡아서 스탭진으로 들어가 도와주는 것과 같은. 영화제 뒷풀이 때면 늘 이런 점으로 부러움을 샀다.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며 성장하는 분위기가 정말 좋다. 또 현장에 있을 때면 종종 지나가는 시민들이 촬영협조는 물론 따듯한 격려와 응원을 해주신다. 날이 추운 날엔 손수 따듯한 커피를 타서 돌려주시는 분도 계셨다. 이런 좋은 사람들과 분위기가 대구현장의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주는 것 같다.

Q. 독협의 분위기는 어떤가?
국장님도 나와 함께 올해 처음 독협 일을 시작하셨다. 현재 독협에서는 기존에 있었던 각종 행사와 일들을 되짚어보면서, 현장에 있는 영화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문제점들의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중이다.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런지 힘차게 시작하는 분위기다. 잘해왔던 일들은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못했던 일들은 잘 정리해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같이 헤매겠다(웃음)
그렇다. 둘 다 새로운 사람이니까 아무래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원래 일했던 분들과 자주 연락하고 주말에 만나서 회의도 하며 많이 배워나가고 있다. 헤매긴 하지만 천천히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파악하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

Q. 8개월 활동하면서 계획이 있나? 본인의 성장에 관련된 것이든, 단체의 성장에 관련된 것이든.
스텝 일을 할 때는 독협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만큼 독협이 현장에 있는 선배, 동료 영화인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서 현장에 있는 분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도 많이 들어보고 앞으로 더 나은 현장과 대구영화를 위해 활동하고 싶다.

또, 지역 시민들과 영화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작고 큰 행사들을 좀 더 만들어보고 싶다. 감독들을 위한 지원이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독님들과 스텝들을 위한 회의 공간과 시나리오실을 좀 더 넓혀 볼 예정이다. 나도 나중에 현장으로 돌아갔을 때 독협의 도움을 많이 받을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활동으로 대구 영화환경을 개선해 후에 내가 잘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잘 닦아놓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