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복지재정 효율화' 요구, 대구시 복지재정 축소 우려

정부 지원 시간 부족한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도 축소 대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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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3 15:49 | 최종 업데이트 2015-09-23 15:50

정부가 '복지재정 효율화'를 요구하며 지방자치단체에 복지사업비 축소를 요구해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당장 정부 지원만으로 부족해 지자체가 추가로 지원하는 장애인 활동보조 서비스 사업 등이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사회보장위원회(위원장 황교안 국무총리, 사보위)는 8월 “중앙정부 사업과 유사·중복 사업이 다수 있다”며 복지사업 정비를 요구한 바 있다.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정비를 추진하되, 사회보장사업정비협의회를 통해 정비하라는 것이다. 협의회는 17개 시·도 부단체장 등과 함께 사보위도 포함된다.

사보위는 이번 정비로 절감된 재원은 자체 사회보장사업에 재투자하면 된다고 했지만, 시민사회는 유사·중복 사업으로 지정된 사업이 대부분 정부 시행 사업의 부족분을 메우는 것이라 “유사 중복 사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활동보조 서비스는 정부 제공 기본 시간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지자체에서 보완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최중증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활동보조는 월 약 360시간인데, 이는 하루 12시간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구시는 80~100시간을 지원했다.

활동보조서비스 시간 확대는 권영진 대구시장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권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후보 시절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공약했는데도 당장 사보위가 밝힌 ‘유사·중복 정비대상 사업군’에 포함된 상황이다.

사보위에 따르면 ▲저소득층 국민건강 보험료 지원 ▲노인장기요양 본인 부담금 지원 ▲장수 수당 ▲저소득층 교육지원 ▲경로위생 수당 등이며, 규모는 총 1,068개 사업 8,617억 원에 달한다.

반빈곤네트워크는 대구시와 8개 구·군의 사업 총 56개 227억 원에 달하는 복지 사업이 축소될거나 폐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빈곤네트워크,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참여연대는 23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권영진 대구시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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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번 정책이 그대로 추진되면 대부분 장애인, 아동, 노인, 저소득층 등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더욱더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며 “중앙정부에 의한 지자체 사회보장사업의 축소와 후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 권영진 시장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서창호 반빈곤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사회적 약자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사회복지사업이다. 대구시는 대구형 복지기준선 마련에 나서고 있는데 정부가 복지 중복을 명분으로 사업을 축소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민 복지기준선을 마련하겠다는 권영진 시장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의 부당한 요구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시장의 진정성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와 면담을 한 윤진원 대구시 보건복지국 복지정책관은 “복지부와 상의하고 소통해서 옥석을 가릴 것이지만, 대상 사업이 정돈되면 단체들과도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균 복지정책관은 “중앙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지자체로선 어려운 일이다. 전국적으로 기자회견이 열렸으니 사보위에서도 의견을 반영해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보위는 지자체에 오는 25일까지 정비계획을 수립해 보고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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