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NGO활동가 인터뷰] (5)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 박자연

15:39

[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에서는 대구시 주최, 대구시민센터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단체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18년에는 18개 단체와 18명의 청년이 만나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스민>은 대구시민센터가 진행한 청년NGO 활동가 인터뷰를 매주 화요일 싣습니다. ‘청년NGO활동가확산사업’ 블로그(http://dgbingo.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공원은 꽤 넓었다. ‘대구에 이런 장소도 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단체를 방문하기에 앞서 둘러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은 자주 지나다녔음에도 눈여겨보지 못했던 대구의 역사적 장소였다.

사무실은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에 있었다. 1층에 관람 장소가 있어서 그런지 사무실 분위기도 조용했다. ‘평소 국채보상운동에 대해 잘 몰랐다’고 화두를 던지며 청년활동가와 이야기를 시작했다.

▲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갔다. 더 이야기하고 싶어 일어나는 발걸음이 못내 아쉬웠다. [사진=김보현]

Q. 활동 전에도 NGO에 관심이 있었나?
솔직히 말하면 크게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사업에 신청하기 위해 준비하고 박람회에 참석하고 면접을 보면서 NGO 단체가 대구에 이렇게 많다는 게 생소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대구에는 단체가 몇 없을 거라 생각했고, 분야가 이렇게 다양한지도 몰랐다.

Q. 어떤 계기로 청년NGO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졸업하고 9급 공무원 준비를 했었다. ‘계속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던 차에 공고를 확인하고,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회사보다는 NGO단체에서 활동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았다. 경험해보고 나랑 맞을지 알고 싶었다.

Q. 어떤 부분에서 NGO 활동에 끌렸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회사는 돈을 벌기 위한 목표가 우선되어 굴러가는 구조라면 NGO는 ‘사회적 가치’라는 목적이 우선일 거라고 생각했다. 의미가 있는 활동을 하며 가치를 확장해 나가는 일이니까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Q. 활동을 해보니까 어떤가? 처음 생각과 비슷한가?
계속 공부만 해왔기 때문에 일단은 출근하고 퇴근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이런 출퇴근 개념도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경험이 된다.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것 자체로도 좋다. 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까 쉽지 않다. 특히 실무적인 부분에서 ‘내가 컴퓨터를 못 하는구나’ 하는 부족함을 느낀다. 또 ‘이럴 때 무슨 말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할 때가 있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훈련이 안 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번 기회에 그런 걸 훈련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 처장님, 실장님 등 호칭을 부르는 것부터 어색하더라 (웃음) 이제 입에 좀 붙었다.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Q.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어떤 단체인가?
1907년에 일본에게 진 나라 빚을 갚겠다고 일어났던 「외채갚기 운동」이 바로 국채보상운동이다. ‘대구’가 발상지가 되어, 국민들의 우수한 “책임과 기부” 정신을 보여주었던 운동. 이것을 기념하기 위해 국채보상운동을 깊이 연구하고 알리는 사업을 하는 곳이다. 문화적, 교육적, 역사적인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은 작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됐다. 내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 일 때문에 엄청나게 바빴다고 들었다. 자료를 모으고 홍보를 하는 등 단체의 역할이 크다.

그만큼 국채보상운동이 가치 있는 일인데도 내가 여기에서 일한다고 주변에 이야기했을 때 ‘나 거기 어딘지 알아’, 혹은 ‘나 관련된 내용을 알아’ 하는 사람보다 ‘그게 어디야?’라고 묻는 사람이 더 많았다. 국채보상운동 공원보다도 2.28공원을 더 많이 안다. 사실 2.28공원도 그 역사적 의미를 안다기보다 만남의 장소로 통용되는 측면이 크다. 나도 그랬었다.

그래서 홍보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 단체의 지속성을 위해 국채보상운동을 젊은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사업을 알릴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에 와서 보니,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보존하려면 여러 사람의 노력과 관심 그리고 공유, 공감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요즘 뜨고 있는 삼덕동과 가까운 곳에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이 있으니 들러서 구경하고 좋은 정신을 많이들 공유했으면 좋겠다.

Q. 5개월 활동의 목표가 있다면?
사무실에 있다 보니 전화를 받는 일도 많고, 공공기관이나 여러 업체들과 서류로 주고받는 게 많다. 그래서 실무적인 것을 배우고 익숙해지고 싶다. 어떤 일을 맡으면 엑셀, 한글 등 어떤 걸 사용하면 더 효율적일지, 써먹을 수 있도록 기능적인 부분이 늘면 좋겠다.

또 초반이라 그렇다고 단체선생님들이 그러시지만, 체력이 좀 달린다. 익숙해지면 괜찮을 거라고도 하시지만…익숙해지면 끝날 것 같다(웃음). 그리고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 있다 보니, 여기와 같이 소규모 박물관들이 군데군데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대구에 있는 곳이든, 다른 지역에 있는 곳이든 방문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