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청 성추행 의혹 공무원, 단체문자로 사과?…2차 가해 논란

전공노, "가해자 즉각 조치해야"...서구청 "종합적 판단 위해 시간 걸려"

22:09

대구 서구청 한 공무원이 부하 직원 성추행 의혹으로 감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에 사과하는 내용의 단체 문자를 보내는 등 2차 가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구청 기획예산실 감사팀은 지난 18일, 서구청 소속 간부공무원 A 씨가 여성 부하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자체 감사에 나섰다. 감사팀은 가해자와 피해자 각각 1차 진술을 통해 지난 22일, 가해자를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시켰다. 그러나 익명의 제보를 직접 받은 ‘전국공무원노조 대경본부 서구지부 성추행대응 특별위원회’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전화, 문자를 계속 시도하고 있어 피해자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추행대응 특별위원회는 “감사가 진행 중인 지난 24일, 가해자는 부서 직원 전체에게 피해자 2명의 이름을 지목하며 ‘깊이 사죄한다’,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단체 문자를 보냈다. 엄연한 2차 가해”라며 “가해자는 전화, 문자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추석 연휴에는 피해자 집 앞까지 찾아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정희?성추행대응 특별위원장은 “”언론보도에 피해자가 노조에 직접 제보했다고 나와서 제보자로 몰리는 상황이다. 성추행 피해자라는 낙인과 함께 제보자라는 낙인까지 찍혀 오히려 피해자가 조직에 피해를 준 가해자로 몰고 가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성추행, 성희롱 사건은 피해자 보호가 우선인데 언론도 구청도 누가 제보했는지만 캐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와 가해자의 공간분리는 됐지만, 피해자에 대한 접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구청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접근 금지나 징계 등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 모든 조사가 피해자에게 집중돼고 있다”며 “조사 자체도 피해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인데, 구청에서 오히려 피해자를 지치게 해 사건을 덮으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반면, 배송호?서구청 기획예산실 감사담당은 “구청에서 이런 사안이 처음이다 보니 피해자, 가해자와 목격자 등 진술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라며 “(가해자의 2차 가해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히 밝히기 어렵지만,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 오후 A 씨는 부서 직원들과 쓰레기 투기 단속을 마친 뒤?여성 부하 직원을 포옹하는 등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다. 서구청 감사팀과 성추행대응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A 씨는 서구청 감사 당시 “직원 격려 차원에서 포옹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서구청 감사팀은 한 달 이내로 감사를 마무리하고, A 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경본부 서구지부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내고, “가해자는 즉시 공직에서 스스로 사퇴하고, 구청장은 엄중한 진상조사와 피해자 보호 및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서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