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료원, 외국인 의료관광 메디텔 건립하자” 시의원 황당 주장

대구시, 2019년까지 대구의료원에 감염내과 신설 등 8억 지원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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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시의원이 대구의료원 경영 개선을 위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와 메디텔을 건립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메르스 사태 이후 공공의료원 강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이 같은 제안이 나오자 의료계는 “황당한 주장”이라는 반응을 드러냈다.

6일 오후 1시 30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제237회 임시회에서 차순자 시의원은 공공보건의료사업 추진기관인 대구의료원의 감염병 대응 전략 마련과 시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차 의원은 “메디텔을 건립하는 것은 어떠냐”고 권영진 대구시장에 물었다.

차 의원은 “서구지역 발전을 위해 장기적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메디텔을 건립하고, 외국인 환자 대상 진료 기능을 특성화한다면 대구의료원 경영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민간 의료기관에만 의존하고 있는?지역의 외국인 환자 유치 증대에도 긍정적인 대안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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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차순자 대구시의원

이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좋은 제안”이라면서도 “대구의료원은 일차적으로?민간 의료기관을 잘 이용할 수 없는 서민들을 위한 공공의료가 책무이다. 그걸 잘해놓고?여력이 있으면 의료관광 병원으로도 전환해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의료계는 차순자 시의원의 제안이 황당하다는 의견이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김병준 내과 전문의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공공의료원에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는 황당한 소리”라며 “공공의료기관이 적자가 나는 것은 당연한데 시장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시민들 건강이 우선인 공공의료원의 특성도 모르는 황당한 이야기”라며 “현재 의료관광도 성형과 미용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구의료원에서) 외국인 의료관광 유치는 오히려 예산만 낭비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차순자 의원은 “대구의료원은 지역의 감염병 관리뿐만 아니라?전방위적인 사회의료안전망의 기능을?수행해야 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지자체의 재정적인 뒷받침도?반드시 필요하다”며 △감염 및 호흡기 내과 신설 지원?△신종 감염병 예방 전문인력 양성?△음압격리병상 확보를 요구했다.

현재 대구시는 대구의료원 감염내과 신설 등 비용으로 6,700만 원 추경 예산을 지원했고, 2019년까지 총 8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권영진 시장은 “향후 대량 감염병 발생 시에는 현재 음압병상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중앙정부에 22개 음압병상 설치를 요청해 놓았고, 이 중 7개 병상이 대구의료원 몫이다”며 “또, 중앙정부 지원과 별도로?대구의료원에 우선적으로 음압병상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2019년까지 대구의료원의 경영안정을 도모하고, 우수 전문 의료진 확보와 간호사 인건비 현실화 등에 예산을 투입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