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자결 노동자 장례…죽음 방기한 정부

쌍용차, 바리케이드로 정문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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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참세상 김한주 기자]

쌍용차는 바리케이드로 정문을 막았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한 조합원은 “그만 죽이라”고 울부짖으며 공장 안으로 헌화꽃을 던졌다. 유족은 같은 곳에서 “대체 정부는 뭐하는 거냐”고 외치며 주저앉았다.

정리해고와 국가폭력이 만든 30번째 희생자, 29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해고자 김 모 조합원의 장례가 치러졌다.

▲ [사진=참세상 김한주 기자]

회사는 답이 없다. 한때 쌍용차 고공농성을 응원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반응이 없다. 국가폭력을 주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쌍용차가 아닌 다른 이유로 감옥에 있다. 재판거래로 쌍용차 정리해고 패소를 내린 사법부는 여전하다. 조합원들은 ‘이명박이 죽였다’, ‘최종식(쌍용차 사장)이 죽였다’, ‘국가폭력이 죽였다’가 적힌 만장을 들었다. 외침은 평택공장 앞에서만 머물렀다.

▲ [사진=참세상 김한주 기자]

공장 앞은 눈물바다가 됐다. 김득중 지부장의 눈은 벌겋다 못해 부어올랐다. “지부장으로서 동지를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살려주십시오. 30번째입니다.” 김 지부장은 김 모 조합원을 회상했다. “며칠 전 김00 동지가 옅은 미소를 띠고 지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공장 앞 문화제에도 같이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김00 동지는 꼭 복직해서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해고자, 국가폭력, 손배 문제 해결을 위해 부디 힘 모아주십시오.”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득중 지부장 [사진=참세상 김한주 기자]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31번째 죽음이 나올까 두렵다고 전했다. “우리 요구는 어마어마한 게 아닙니다. 회사와 노조가 한 약속을 지켜달라는 겁니다. 그게 뭐 그렇게 어렵단 말입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또 무엇이 어렵다고 30번째 죽음이 가도 감감무소식입니까. 제발 살아서 싸웁시다. 살아서 공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싸웁시다.” 그는 남은 쌍용차 120명 해고자에게 호소했다.

고인의 형은 “이런 고통과 불행이 이번이 마지막이길 간절히 바란다.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동생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명예회복이 됐으면 합니다”라고 당부했다.

▲ [사진=참세상 김한주 기자]

앞서 고인은 지난 27일 아내와 동료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문자를 발송하고 평택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는 고인이 해고로 인한 생활고와 경찰 폭력 트라우마가 심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2009년 쌍용차 77일 옥쇄파업 때 경찰특공대에 집단 폭행을 당한 뒤 구속된 바 있다.

추모사가 마치고 노제에 참여한 100여 명의 노동자, 시민들은 절을 올렸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오전 11시 천안화장장서 화장된다. 장지는 평택의 한 선산이다.

쌍용차지부는 이날 △고인의 명예회복 및 보상 △고인을 비롯한 해고자 전원 복직 △대한민국 정부 사과, 살인진압 책임자 처벌, 손해배상 취하, 고인 사면복권 등을 요구했다.

한편, 회사는 정년퇴직자, 신차 양산 등 해고자를 복직시킬 여력이 있는데도 전원 복직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회사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해고자 복직 교섭에서 복직 시한 명시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사 제휴=참세상 /김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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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한상균 조합원(민주노총 전 위원장) [사진=참세상 김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