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폭염 속 “다큐 바캉스”, DMZ국제다큐영화제 특별전 /김상목

7/21(토)-22(일) 양일간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난민, 이주, 위안부, 청소년, 고독사, 빈곤, 문화예술 등
다양한 주제와 배경의 장단편 다큐 12편 상영과 작품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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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9 10:28 | 최종 업데이트 2018-07-19 10:30

폭염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집에선 도저히 못 있겠다며 낮에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밤에 공원과 거리를 배회하곤 합니다. 불면의 밤을 호소하며 시원한 곳을 찾아다닙니다. 이럴 때 공공기관에서는 무더위 쉼터를 만들고 대책을 내놓곤 합니다.

여기에 색다른 피서 방법을 하나 보태고자 합니다. 바로 대구 사회복지영화제와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공동으로 준비하고 있는 “DMZ 아카이브 특별전”입니다.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지난 10년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다양한 단면을 조명하는 국내외 수작 다큐멘터리들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대구사회복지영화제도 2010년부터 9년째 국내 유일의 사회복지 주제영화제로 자리 잡아가며 대구시민들에게 상업영화관들이 놓치거나 방치하고 있는 다양한 대안적 영화 소개에 힘쓰고 있습니다. 두 영화제가 공동주최주관으로 DMZ영화제가 꼭꼭 갈무리해뒀던 아카이브 상영작들로 특별기획전을 엽니다. 대구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영화로 휴가를 즐기는 “다큐 바캉스”를 누릴 절호의 기회입니다.

■ 상영작 선정의 변

#1. 7/21(토)은 “다큐_세미나” Day로 지정했습니다. [단편1]은 전 지구적 화두로 대두된 난민과 이민/이주노동자 문제에 초점을 집중했습니다. 자국 내에서 안정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국을 떠나 수십년간 해외를 유랑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이주노동이 대물림됨을 보여주는 필리핀 이주노동자의 이야기(“가족 사진”), 이라크 난민 아이의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담(“슈퍼스타 메르나”), 시리아 난민 소년이 망명지 또래들과 어울리기 위한 노력(“아마드의 머리카락”), 이민자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계화 시대의 현안들(“미그로폴리스”) 4편의 다채로운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족 사진

#2. 7/21(토) “다큐_세미나” Day에 상영될 장편 두 편은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가라유키상]은 일본영화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1973년 작품입니다. 이마무라 감독은 극영화로 유명하지만 당대 일본사회를 조명하는 의미있는 다큐 작업도 틈틈이 진행했었습니다. 자칫 일제치하 한국인 종군위안부 사안으로만 갇히기 쉬운 우리들의 시야를 넓혀줄 것입니다. 20세기 전반 내내 일본 내의 가난한 하층민여성들이 어떻게 성적/경제적으로 착취당해왔는가를 짚어줍니다. [침묵]은 스스로를 드러내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며 원정투쟁을 불사하던 당사자들을 20년간 인터뷰한 재일교포 2세 박수남 감독의 뚝심이 돋보입니다. 주변의 만류와 걱정을 과감히 떨쳐내고 스스로의 삶을 증언했던 80년대 후반에서 본격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고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요구하던 90년대를 지나, 지난 정권의 그릇된 합의를 목도하는 시기의 생존자들의 증언까지 거대한 순환을 담아낸 귀한 작품입니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작품들인 만큼 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해설 타임도 마련했습니다. <가라유키상> 상영 후에는 대구가톨릭대 다문화연구소 지영임 연구원이, <침묵> 상영 후에는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이인순 관장이 작품 배경에 대한 해설과 본인의 감상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 이어집니다.

▲가라유키상

#3. 7/22(일)은 “다큐_바캉스” Day입니다. 전날보다는 좀 더 다양하고 편하게 다가오는 작품들의 구성 조합으로 준비했습니다. [단편2]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고(“내 생애 최고의 반려동물”), 스타 유튜버 소녀의 성장기 속에서 SNS 활동이 어떤 영향을 주는가(“꿈꾸는 인스타”), 여성들의 춤에 도전하는 네덜란드의 아시아계 소년의 이야기(“빙글빙글”), 일본에서 고독사를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과 활동들을 보여주는(“침묵과의 조우”) 4편의 조합으로 상영이 이뤄집니다.

▲내 생애 최고의 반려동물

#4. “다큐_바캉스” Day의 장편 두 편은 편안하지만 의미 있는 내용으로 채워진 작품들입니다. [랜드필 하모니]는 남미 파라과이의 쓰레기가 쌓인 빈민가에서 빈곤퇴치와 청소년 교육 활동을 위해 재활용 악기로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만들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환경문제와 청소년교육, 빈곤 해결 등 다양한 코드로 감상할 수 있는 수작입니다. [프랑스 다이어리]는 프랑스의 저명 사진가이자 노장감독인 레이몽 드파르동의 지난 반세기 간의 사진작업을 회고합니다. 장대한 작업은 그 자체로 노장이 거쳐온 현대 역사와 세계의 다양한 화두를 아우릅니다.

■ 어렵게 준비한 행사에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수도권보다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 현실에서 워낙 기회 자체가 없다 보니 이런 작품들을 누릴 관객층이 아직 미약한 게 현실입니다. 물론 독립영화관이나 상영행사를 기획하는 집단들이 좀 더 시민들에게 기획을 잘 소개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최우선이겠으나 노력을 해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 때문에 좌절하는 경우도 곧잘 생깁니다.

다음에도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시민들의 문화접근권을 넓혀나가는 데 힘을 보태어 주세요. 그저 많이들 보러 와주시면 된답니다. 그리고 영화와 행사 진행에 대한 다양한 의견 던져주시면 그저 좋겠습니다.

<행사개요>
일시 : 2018년 7월 21일(토)~22일(일) 15:00/17:30/19:30(각 3회 상영)
장소 :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중구 국채보상로 537 서울한양학원 1층)
주최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조직위원회

※ 관람신청 및 관련문의 : 대구사회복지영화제 김상목 프로그래머(휴대전화 l 010-8598-1324, 전자메일 l spanishbomb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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