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화가 정하수 22년 만의 개인전, ‘잃어버린 시간과 공간을 찾아서’

삼덕동 아트클럽'삼덕'에서 12일까지
아카이브전은 오오극장 갤러리 삼삼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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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화가 정하수가 지난달 29일부터 아트클럽‘삼덕’에서 개인전 ‘잃어버린 시간과 공간을 찾아서’전을 열고 있다. 정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1996년 봉산동 예술마당‘솔’에서 가진 동명의 전시회 이후 22년 만이다.

이번 전시는 20여 년을 경계로 두 개의 전시 공간으로 나눴다. 현재의 공간인 주 전시실은 목탄, 콘테, 연필, 파스텔, 크레파스, 깡통에 강필 등으로 민중들의 모습을 담은 최근작으로 꾸몄다. 과거를 기록한 작은 공간은 80년대 중반의 판화작품철과 87년 6월항쟁 당시 화제가 되었던 부조 작품 ‘죽음에 대한 예고’ 등을 전시했다.

▲’갯벌의 일상'(90x120cm. 종이에 목탄과 콘테, 2018)과 정하수 작가 [사진=정용태 기자]

전시를 기획한 최성규 작가는 “정하수의 작품 세계는 이 땅의 일하는 사람들에게 뿌리를 둔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그의 ‘잃어버린 시간과 공간’을 찾았으면 한다. 또 대구미술계는 현대미술과 구상미술로만 치우쳐 구성돼 있는 80년대 이후 대구미술사의 ‘잃어버린 시간과 공간’을 회복하는 시간의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하석 대구문학관장은 “정하수의 그림은 먼저 함성이었다. 또한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현실의 꿈의 기표다. 그 무엇보다 그만의 기운으로 느껴지는 이런 생명감으로 인해 천재성이 더 드러나는 듯하다. 그의 작품 속에서 중심 주제처럼 여겨지는, 생명을 감싸 안은 손은 고추를 따고 감자를 캐며 양봉을 하는 ‘모든 걸 포용하여 키워내는’ 농부인 자신을 상징한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모든 걸 정직하게 그려내 보이려 한다. 정직성은 그의 예술의 근간인 연민을 드러내는 힘이기 때문이다”라고 전시를 반겼다.

민중화가 정하수는 독학으로 미술에 입문, 독특한 조형성과 투박하고 정직한 작품들로 80년대 민중미술운동의 중심에 섰다. 정 작가는 대구민중문화운동연합 대표, 민족민주예술운동건설준비위 공동대표를 역임하는 등 문화운동에도 앞장섰다. 1989년 대형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 사건으로 구속됐다. 이때 펼쳐진 정하수 석방운동은 대구경북민족미술인협회(대경민미협) 결성의 계기가 되었다.

▲별실에 전시된 정하수 작가의 80년대 작품들[사진=정용태 기자]

정하수 개인전은 10월 12일(금)까지 아트클럽 삼덕(대구시 중구 공평로 8길 14-7)에서 열린다. 연계전시인 ‘투명화실’의 아카이브 전은 10월 말까지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의 갤러리 ‘삼삼다방’에서 열린다. ‘투명화실’은 정하수 화백의 화실로 민중미술운동을 이끌었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