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추천 이사진 영남대에서 손 떼고 시민 품으로 돌려줘야”

영남대 전신 옛 대구대학 설립자 후손 최염 씨 강연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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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4 11:24 | 최종 업데이트 2018-10-04 12:01

“권력자와 재벌 등 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교육에 관여하면 안 됩니다. 다행히 박정희는 어쨌건 간에 학교의 외형을 키워 놓기는 했으니까 그것을 기회로 박근혜가 이를 사유화 하려는 생각을 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공명한 자세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3일 대구향교에서 열린 경주최부자 후손 최염 씨 강연회. [사진=경주최부자민족정신선양회 제공]

3일 오후 2시 대구시 대구향교 유림회관 ‘(구)대구대와 한국현대사’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최염(86) 씨는 이렇게 말했다. 최 씨는 영남대의 전신인 옛 대구대학 설립자인 최준(1884~1970) 선생의 손자다. 경주최부자민족정신선양회, 영남대정상화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강연에는 서훈, 이부영 전 국회의원, 정지창 영남대 전 부총장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강연이 대구향교에서 열린 것도 대구대학 설립 당시 모금에 참여한 대구경북지역 유림가문이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박정희 정권은 청구대학과 대구대학을 강제로 탈취하여 영남대학으로 합병한 것도 모자라 스스로 돈 한 푼 낸 것 없이 막강한 권력만으로 대학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교주(校主)라는 이름을 대학 최초로 쓴 유일한 사람이 박정희이기도 하다”며 “ 1980년 박근혜가 이사장에 취임한 다음 해에 정관 1조를 개정하여 ‘교주 박정희 선생의 창학정신에 입각하여…’라는 식으로 변경하였다. 사유화를 위한 포석은 물론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부끄러울 큰 사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남대를 운영하는 영남학원 정관 제1조에는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과 설립자 박정희 선생의 창학정신에 입각하여 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최 씨는 “박정희는 삼성으로부터 학교를 가로챘을 뿐이고 박근혜는 또 다른 군사 쿠데타의 주역인 전두환으로부터 학교를 선사 받았을 뿐이면서도 대학설립자도 모자라 ‘교주’라는 표현을 쓰고 수십 년간 학교가 자신의 것인 양 재단이사들을 임명해 온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학교를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든 학교법인을 설립했다고 해서 그 자손이 언제까지라도 운영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할아버지께서 당신 자신에게조차 냉엄하게 지키셨던 뜻”이라며 “대구시민과 경북도민의 대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혹은 ‘대구시립대학’이나 ‘경북도립대학’으로 재편되어 서울시립대학처럼 올바른 인재들이 등록금 부담 없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조성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영남대는 1967년 옛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을 통합해 설립했다. 대구대학은 1947년 독립운동을 한 최준 선생의 주도로 뜻 있는 유림들의 모금으로 ‘민립 대학’으로 출범했고, 청구대학은 최해청(1905~1977) 선생이 시민대학으로 설립했다. 1960년대 “한수(한강) 이남에서는 제일 좋은 학교로 가꾸겠다”는 삼성그룹 이병철의 제안에 대구대학 운영권을 넘겼다. 그런데 이병철이 청구대학 경영권을 가진 박정희에게 넘기면서 영남대 설립자로 박정희가 등장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980년 4월 영남학원 이사장을 맡았다가, 학내 반발이 심해지자 이사장에서 물러난 후 이사로 있었다. 그러나 입시 부정 사태가 터지면서 1988년 11월 이사 자리에서 물러났고, 영남학원은 관선·임시 이사 체제로 운영됐다. 하지만 2009년 6월 교육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설립자의 유족이자 종전 이사라는 이유로 박 전 대통령에게 영남학원 이사 4명(전체 7명) 추천권을 다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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