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선거법 위반 재판···권 시장 측, “공소 사실 일부 인정”

체육대회 참석해 구호성 발언했나 쟁점
검찰 측 증인들, ‘구호성 발언 들었다’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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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2 15:26 | 최종 업데이트 2018-10-22 17:32

22일 오전 10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영진 대구시장에 대한 1심 재판이 대구지방법원에서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손현찬)에서 열렸다. 권 시장은 법원에 출석하면서 “성실하게 재판받겠다”며 “실무자에게 책임 전가할 문제가 아니다. 제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6.13 지방선거 당시 현직 단체장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 시장은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후 4월 11일부터 예비후보를 사퇴하고 시장으로 복귀해 시정을 보는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했다는 혐의를 사고 있다.

검찰은 권 시장이 4월 22일 대구 동구 한 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석해 “시장은 권영진, 구청장은 강대식, 시의원은 서호영”이라고 지지를 호소했고, 5월 5일 자유한국당 달성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군수 후보의 업적을 홍보하고,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권 시장을 기소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22일 대구지방법원 출석하고 있다.

권 시장 변호인 측은 권 시장이 체육대회에 참석해 시의원과 한국당 지지를 호소한 사실을 인정했고, 달성군수 후보 사무실에 참석해 한 말도 인정했다. 다만, 체육대회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산발적으로 이야길 나눴다면서 “시장은 권영진, 구청장은 강대식, 시의원은 서호영”이라는 구호성 발언을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재판에서는 “시장은 권영진, 구청장은 강대식, 시의원은 서호영”이라는 구호성 발언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검찰 측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검찰은 증인 4명을 신청했는데 오전에는 3명이 출석해 문제의 발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해당 초등학교 졸업생이면서 초등학교 동기회 총무로 체육대회에 참석했다는 A(48) 씨는 권 시장이 본인 동기회 천막에 시의원 후보 등과 함께 찾아와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당원이기도 한 A 씨는 “우리당 구청장 후보를 말하지 않아서 이상하게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동기들이 강 구청장과 친밀했고 주변에 강 구청장 지지자들이 많아서 그냥 넘겼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국당 동구의원 후보로 나서 선거운동 중이었던 B(36) 씨는 당시 권 시장 등과 함께 다니며 선거운동을 하던 중 해당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B 씨는 “권 시장 옆에 계속 붙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세 번 정도 해당 발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B 씨는 “만약에 우리당 후보를 언급했다면 지금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그 발언(구청장은 강대식)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언급된 서호영 시의원 선거운동 사무장으로 일했다는 C(46) 씨는 서 시의원을 수행하던 중 해당 발언을 세 차례 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C 씨는 당시 자유한국당 동구을 당협위원회 측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하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선거운동도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C 씨는 여러차례 “당시에는 그 말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되는 건지 몰랐다”고 말하면서 “시장 후보 경선 당시에 상대 후보(이재만)를 도왔던 서호영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하고, 다른당 구청장 후보를 언급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해당 발언을 들었다는 당사자들이 모두 권 시장과 한국당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재만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측과 관련 있는 사람이라면서 증언 신빙성에 의혹을 품었다.

변호인 측은 증인들이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확인서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을 들어 해당 발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했다. 변호인은 A 씨에게 “선관위에서는 ‘시장은 권영진, 구청장은 강대식 주고, 시의원은 서호영 주고’라고 말했다고 썼다”면서 “‘주고’라고 말한 건 구호를 외쳤다고 볼 수 없는 거 아니냐”고 추궁했고, B, C 씨에게도 비슷한 질문으로 권 시장 발언이 구호 성격이 아니라 대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당시 현장에 강대식 구청장 지지자가 많아서, ‘구청장은 강대식’이라는 투의 현장 참석자들의 발언에 맞장구를 치는 수준이었지, 구호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 시장은 재판 진행 중 큰 표정의 변화 없이 눈을 감고 증인들의 증언을 들었고, 간간히 제시되는 증거 화면을 보기 위해 몸을 움직이기도 했다. 앞서 한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주요 쟁점을 정리한 양측은 이날 오후 2시 변호인 측에서 신청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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