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뺑소니 사건’ 증거 원본 영상, 경북 경찰 부주의로 삭제

원본 영상 보관 않은 채 복사본 남겨두고
복사본 받아 편집한 경찰, 편집 후 파기
문무일 검찰총장, “검찰 영상팀 통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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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5 23:44 | 최종 업데이트 2018-11-02 12:37

25일 경북 안동시 경북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황교안 총리 뺑소니’ 사건 관련 경찰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집중 질문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당시 성주 주민 차량을 파손한 경위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제출된 블랙박스 영상 편집 의혹을 추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25일 경북 안동시 경북지방경찰청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열렸다.

2016년 7월 15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성주 주민들에게 사드 배치 양해를 구하겠다면서 성주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는 분노한 주민의 성토를 받았고, 성주를 빠져나가던 중 성주 주민 일가족이 타고 있던 차량과 부딪혔다. 황 전 총리 일행은 충돌 후 별다른 조처 없이 그대로 빠져나갔고, ‘뺑소니’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건은 현재 민·형사 재판으로 이어져 진행 중이다.

이날 경북경찰청 국감에는 당시 황 총리 탑승차를 운전한 경찰 A 씨와 이 차를 호위하는 순찰차를 운행했던 경찰 B 씨, 그리고 주민 차량 유리창 등을 파손했던 경찰 C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가장 먼저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은 어린이 3명이 타고 있던 차량을 파손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차량을 파손한 경찰을 입건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김상운 경북경찰청장과 당사자는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차량이 이동은 안 한다고 유리창을 깨고, 파편이 튀고. 이걸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정당화 할 수 있느냐”며 “공무집행방해 혐의라고 해도 아이들이 탄 차량 창문을 깬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나, 법리상으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찰나적인 판단도 중요하다”며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 상식적으로 멈춰 있는 차량의 유리창을 깼다. 그 이후 운전자를 연행한 것도 아니고, 차를 앞으로 전진시킨 것도 아니다. 차량 유리창을 깬 행위와 후의 조치가 연관성이 없다. 유리창을 깬 건 경호 업무 안에서 보호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꼬집으면서 형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지적에 김상운 경북경찰청장은 “제가 보고 받기론 아이가 타고 있는 줄 몰랐다고 한다”며 “경찰 공무원으로서 정당한 행위”라고 답했다. 당시 차량 파손을 했던 경찰 C 씨 역시 “당시 경호 업무를 수행 중이었고, 몇 번을 차량을 이동하라고 요구했다. 경호 대상(황교안 총리)과 민간이 다 피해가 발생하는 걸 막으려고 유리창을 깼다”며 “무슨 잘못을 한 건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다른 의원들은 순찰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편집된 채 법정에 제출된 경위를 추궁하는데 집중했다. 경찰은 지난해 5월까지 성주 주민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판에 블랙박스 영상 5개를 제출했다. 이 중 2개는 편집된 채 제출돼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 기사=‘성주 황교안 뺑소니’ 경찰 블랙박스 영상 5개 중 2개는 왜 편집했을까?(‘17.5.17))

▲2016년 7월 15일 경북 성주군에 방문했던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

이날 국감장에서 당사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순찰차를 운전한 B 씨는 사건 발생 후 상급수사 부서에서 원본 파일을 요구하지 않아서 해당 영상이 중요한지 인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B 씨는 원본 영상 파일을 증거자료로 보관하지 않은 채 복사본만 만들어두고 차량 운행을 계속해서 원본 파일은 다른 영상에 덮어쓰기돼 지워졌다.

황 총리 탑승차를 운행한 A 씨는 사건 발생 후 약 7개월 뒤 법원으로부터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A 씨는 B 씨 등이 근무하는 김천경찰서에 요청해 B 씨가 가지고 있던 복사본을 받아서 임의로 편집했다. 당시 차량이 군사시설에 들어가면서 군사시설 내부가 촬영된 부분을 삭제하기 위해 스스로 편집했다는 게 A 씨 설명이다.

A 씨는 편집 후 애초에 받았던 영상은 어떻게 했느냐는 물음에 “개인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서 파기했다”고 답했다.

지난해부터 성주 주민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올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성주 주민의 형사재판에선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주민 측은 가만히 있는 차량을 황 총리 일행이 들이받고 지나갔다고 주장하고, 경찰은 주민이 차량을 후진해 충돌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영상이 문제가 있다는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은평구갑) 질의에 “저희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고, 개입할 수 있다면 디지털포렌식팀과 영상팀에 각각 분할해서 영상을 맡겨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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