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경찰, 폭력 논란에 이어 민주노총 경주지부장 체포

민주노총 경북본부 “경주경찰서 사측 감싸기 중단하라”

17:06

서라벌골프클럽에서 노동자 폭행 논란이 일었던 경주경찰서가 집회시위법 위반 등의 혐의로 민주노총 간부 3명을 체포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는 “합법적 노동쟁의에 경찰이 사측을 감싸고 나섰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는 24일 오전 11시 경주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경찰서의 사측 두둔 중단과 노조 간부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경찰은 23일 저녁 최해술 민주노총 경주지부장, 송무근 경북일반노조 부위원장, 박규환 경북일반노조 경주지부장에 대해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서라벌골프클럽은 지난 2월 28일 노조원 5명을, 6월 3일 추가로 노조원 1명을 더 해고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이에 노조는 지난 4월 9일과 5월 9일 집회를 열었다. 하지만 회사의 시설보호요청을 받고 나타난 경찰에 저지당했다.

경주경찰서는 “최해술 지부장과 노조 간부 2명에게 수차례 출석요구서를 발송했지만, 조사에 불응해 체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합법적인 노동쟁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경주경찰서가 폭력까지 행사하며 공권력을 남용하는 등 공정하지 못한 개입을 하고 있어 조사받기를 미뤄왔고, 조사와 관련해 경찰과 일정을 조율해 왔음에도 강압적인 방식으로 체포됐다”고 반박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는 24일 오전 11시 경주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경찰서의 사측 두둔 중단과 노조 간부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경찰이 개별 노사관계에 끼어들어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노조 설립이 범죄에 해당한다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을 먼저 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권 경북일반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나. 노사 간 대화를 요구했을 뿐인데 그것이 죄가 되느냐”며 “정당한 투쟁을 무력화하려는 경주경찰서에 맞서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경찰이 기자회견을 막아서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은 “시민 통행을 방해한다”며 경주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던 참석자 40여 명을 도보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던 노조원 한 명이 연행됐다가, 풀려나는 촌극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