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의회, 의회 파행에도 호텔 뷔페 식대 175만 원 써

정의당 대구시당, 달서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공개
의장단 선출 파행 기간에도 식대 342만 원 사용

11:26

지난 6월 새로 뽑힌 대구 달서구의원들이 감투싸움으로 의회가 파행된 날에도 호텔 뷔페 식대로 175만 원을 지출하고, 파행 기간 중에도 세금 약 342만 원을 식대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5일 달서구의회가 7월부터 9월까지 사용한 의정운영공통경비와 의회운영업무추진비 분석 내역을 공개하면서 “달서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주민들에게 공개하기 낯부끄러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대구시당으 5일 오전 달서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추진비 부실 사용을 규탄했다.

정의당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달서구의회는 지난 7월 10일 달서구 이곡동 소재 한 호텔 뷔페 식대로 175만 원을 지출했다. 명목은 의회 개원식 후 의원 간담회 식대다. 달서구의회에 따르면 달서구의원 23명과 의회 직원 25명이 식사를 했다. 이날은 원래 의회 개원식이 열릴 예정이었고, 호텔 식사는 개원식에 따른 간담회 명목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이날 달서구의회는 개원식을 열지 못했다. 의장단 선출 문제로 의회 운영이 파행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면 7월 9일 의장단을 선출하고 10일 개원식을 열어야 했지만, 달서구의회는 7월 26일에야 의장단을 선출했고, 27일에 개원식을 열었다. 자리 싸움으로 의회가 파행하는 와중에도 식사는 예정대로 했다는 의미다.

달서구의회의 방만한 업무추진비 사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의회는 의장단 선출 문제로 파행을 겪던 7월 9일부터 27일까지 호텔 식대를 제외하고 342만 원을 식대로 사용했다. 이 기간에 회의는 모두 15차례 열렸지만, 7월 26일과 27일을 제외하면 회의가 제대로 진행된 적은 없다. 심지어 7월 18일부터 25일까지 열린 6차례 회의는 의결정족수도 채우지 못해서 1~2분 사이에 회의가 끝났다. 그런데도 달서구의회는 18일 24만 원, 23일 12만 5천 원을 식대로 썼다. 갈등 끝에 의장단을 선출하고 정상적으로 개원식을 한 27일에는 87만 원을 식대로 썼다.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업무추진비가 투명하게 사용하도록 하는 행안부 예규가 있다. 달서구의회가 예규를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며 “7월 내내 파행했음에도 업무추진비는 무책임하고 소홀히 관리했다는 점 지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 달서구지역위원장도 “지방선거하면서 달서구의회 구성이 바뀌었다. 그래서 기대를 좀 했다. 그런데 업추비 사용 실태는 실망“이라며 “가장 부족하고 부끄러운 곳이 달서구였다. 밥그릇 싸움하는 의회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생활 정치하는 의회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상극 달서구의회 의장은 “총체적 부실이라는 지적에 동의 못하지만, 관리 잘못 한건 사과 말씀 드린다“며 “호텔 식대비 보전하라면 보전하겠다. 부분적으로 잘못된 집행은 인정하고 책임지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달서구의회가 업무추진비를 식대로 방만하게 사용한 것은 지난 의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뉴스민>이 2014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달서구의회 의정운영공통경비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달서구의회는 전체 경비 중 34.2%(1억 6,623만 2,150원)를 비회기 식대로 사용했다. 지출 명목도 대부분 ‘간담회’로만 기재되 정확한 목적을 알 수 없었다. (관련기사=[대구지방의회 ‘법인카드’ 청구서] ⑤ 달서구의회, 회의가 없어도 밥값은 쓴다(‘18.8.17))

지난 6월 선거를 통해 달서구의회는 자유한국당 11명, 더불어민주당 10명, 무소속 2명, 바른미래당 1명 등 전체 24명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