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이후] 임종식 경북교육감, “도지사 설득해 고교 무상급식도 추진”

‘선생님을 아이 곁으로’, 교원업무 경감 대책 마련
두발 자유화, 등교 시간은 ‘학교에서 정할 문제’
“북한 학생 경북에 데리고 오겠다, 합동 독도교육도 가능할 것”
“전교조는 노조 아닌 상황, 이념교육 시키는 것 반대”

17:53

경상북도교육감은 직선제로 치러진 2009년 이후 이영우 전 교육감이 3선을 해오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바뀌었다. 취임 100일을 맞아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 주최로 지난 10월 22일 경북교육청에서 임종식(63) 교육감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

경북교육청 교육국장을 지냈던 임종식 교육감은 인수위원회 대신 경북교육발전기획단을 구성해 정책을 수립해왔다. 특히, 임 교육감은 ‘학교업무 정상화’를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선생님을 아이 곁으로’를 내걸었다. 잡무 때문에 아이들 곁에 있기 힘든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동안 ‘공문 없는 날’ 만들었지만, 다음날 다시 공문 폭탄이 떨어졌다. 이것을 줄이고 통폐합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전임 교육감 시절 정책을 일부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정책 구상도 내놨다. 임 교육감은 “기존 해오던 창조학교를 뛰어넘어서 미래학교, 경북형 혁신이다. 진보 따라가는 게 아니고 우리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교사 질을 높이는데 신경 쓰겠다.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와 관련해 “그동안 경북교육은 교육환경개선이 더 급하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 개선됐다. 무상급식이 전국적인 추세이므로 흐름은 따라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도지사님 공약은 중학교까지 되어 있는데 설득해서 단계별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려고 한다”며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급식 정책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두발 자유화, 등교 시간과 관련해서 임 교육감은 “학교에서 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고, 남북 교류와 관련해서는 “북한 아이들을 데리고 오겠다. 도와줄 일 있으면 같은 동포라는 취지에서 학용품 지원 등을 할 수 있고, 합동 독도교육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전교조는 법외노조, 노조아님 통보를 받았기에 전교조 자격으로 오지 마라, 여기서 협상하고 이런 건 안 된다고 했지만, 만나서 대화는 나눴다”며 “전교조도 그동안 실제로 공헌도 많다. 복지를 높이고, 민주화도 있고, 다만 이념교육에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고등학교 가기 전까지는 생각이 여물지 못하는데, 이 아이들에게 어느 쪽으로 치우친 이념을 교육시키는 것은 반대”라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Q. 100일 동안 소회는?
A. 그동안 경북교육발전기획단을 발족했다. 각계전문가를 중심으로 38명으로 꾸려서 4개년 계획을 짰다. 또, 학교업무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 ‘선생님을 아이 곁으로’를 내걸었다. 잡무 때문에 아이들 곁에 있기 힘든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동안 ‘공문 없는 날’ 만들었지만, 다음날 다시 공문 폭탄이 떨어졌다. 이것을 줄이고 통폐합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매주 간부회의 때 각 과별로 학교의 업무를 들어주는, 업무 개선 사례를 매주 한 가지씩 밝히는 일을 해왔다. 그동안 정리하고 의견 듣고 309가지를 폐지하겠다고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내년 신학기부터는 폐지할 계획이다. 꾸준하게 추진해야 한다. 불필요한 업무를 폐지하고 개선해서, 학교 선생님이 잡무로부터 해방되고, 아이들 수업을 충실히 준비하고, 생활지도 시간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Q. 취임 전 경북교육청 교육국장으로 근무했다. 누구보다도 문제점을 많이 알 것이다.
A. 그래서 취임하기 전에 인수위를 꾸리지 않았다. 기획단을 꾸려서 계획을 세우는데 집중했다. 꼭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

Q. 전임 교육감 시절 있었던 정책들 가운데 계속 추진되는 것, 바뀌는 정책이 있다면?
A. 해오던 것 중에 좋은 전통은 이어가고, 고칠 것은 고치고, 버릴 것은 버리겠다. 잘하고 있는 것 중에 난치병 학생과 함께하는 게 있다. 제가 이야기하는 따뜻한 교육하고도 같이 가는 정책이다. 기초학력도 굉장히 노력해왔다. 특성화고등학교 현장학습, 글로벌 취업도 잘했다. 기능경기대회 열린 지 53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가 1등을 했다. 과학발명품 대회에서도 작년, 올해 1등 했다. 이런 전통은 꾸준히 지켜나가야 한다.

새로운 정책도 많다. 기존 해오던 창조학교를 뛰어넘어서 미래학교, 경북형 혁신이다. 진보 따라가는 게 아니고 우리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교원학습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교사 질을 높이는데 신경 쓰겠다.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하려고 한다.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인성역량이다. 이걸 키우기 위해서 도전성취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이들이 너무 과잉보호를 받고 있다. 도전이 부족하다. 뛰어 놀지 못하고, 컴퓨터 게임이나 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2단계, 중학교 2단계 나눠서 예술, 체육, 트래킹, 독서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하면 인증서를 주는 식이다. 인위적으로 하면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자발적인 의사로 참여하고, 달성하면 인증서를 줄 생각이다.

또, 아이들이 한 학기에 시 한 편씩은 암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시 울림이 있는 학교’, 경북 초중고를 졸업하면 24편의 시를 암송할 수 있게 하겠다. 시를 암송하면서 인성교육이 된다는 사례도 있다. 독도교육도 중요하다. 수학문화관도 추진할 계획이다. 수학포기자가 많은데, 이론 중심이니까 어려워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와 접목해 일회성으로 하지 않고, 체험관을 만들어서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갖춰놓고 계속 보완을 하면 아이들이 보는 코스를 만들려고 한다. 문화관 만들고 체험관을 권역별로 만들어 운영하려고 한다.

메이커 센터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상상했던 것을 실제로 만들고 공유하는 곳이다. 대입을 위해서 진로진학지원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 초빙해서 경북의 대입, 진로에 관한 주관부서를 운영할 생각이다. 인문학센터도 만들고, 해외유학이나 해외체험, 국제교류 정보를 알려줄 수 있는 것도 준비 중이다.

무상급식도 고등학교까지 확대하려고 한다. 작은학교도 통폐합만 할 것이 아니고, 작은학교 자유학기제를 통해 살릴 곳은 살리려고 한다. 작은 학교 중에 골짜기에 있는 학교는 살리기 어렵지만, 도시에도 작은학교가 있다. 학부모님들이 아이들에 관심이 너무 많다. 어떤 학교는 몰리고, 어떤 학교는 도심공동화로 줄어든다. 학군 때문에 위장전입을 하는 상황도 있다. 큰학교에서 작은학교로 가는 것은 자유롭게 풀겠다. 그러면 작은학교를 살릴 수 있다.

Q.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전임 교육감은 통폐합했다.
A. 통학 거리는 당연히 멀 수밖에 없다. 먼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마을이 소멸할 위기에서 자연스레 통학 거리는 멀어진다. 멀어도 버스나 안전한 운행을 할 수 있도록 유의를 하겠다. 작은학교 살리는 프로그램은 생태학교다. 아토피학교, 골프학교, 축구나 야구로 성공한 학교도 있다. 음악, 예능, 영어로 성공할 수도 있다. 내년에 시범운영할 예정이다. 문제가 있으면 보완해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Q. 뒤떨어지는 학생들에 대한 보완책은?
A. 기존 우리 교육이 한 가지 실패했던 점이 공부 가지고만 줄 세우기였다. 공부 잘하는 아이는 사랑도 많이 받고 혜택도 많이 받았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공부 못한다는 이유로 실패감을 맛보고, 사랑도 적게 받았다. 공부는 능력 중 하나에 불과한데 이걸로만 평가해왔다. 공부 잘 아는 아이들에게 자만심, 교만함을 키워줬다. 나중에 지도자가 되어서도 사회적인 비리를 저지르는 문제가 있었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도 다른 걸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공부 못한다는 것 때문에 실패감을 맛보게 해서는 안 된다. 교육은 아이들이 타고난 재능을 충분히 계발하고, 발전시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Q. 경상북도가 그동안 무상급식에서는 전국 꼴찌라는 불명예를 많이 겪었다. 무상급식 고등학교까지 확대 계획은 어떤가.
A. 교육부에서 예산을 학생, 학교, 학급 수에 따라 시도별로 나눈다. 교육예산은 한정돼 있다. 이 예산가지고 어디에 쓸 것인가, 심의위 통해서 예산 배분을 한다. 그동안 경북교육은 교육환경개선이 더 급하다고 생각해왔다. 어느 정도 개선됐다. 무상급식이 전국적인 추세다. 흐름은 따라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돈이 딴 데 가는 게 아닌데도 손해 본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내년에는 중학교 무상급식을 하려고 한다. 도지사님 공약은 중학교까지 되어 있는데 설득해서 단계별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인건비는 자꾸 올라가니까 식품의 질이 자꾸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무상급식하면서 단가를 현실화시켜서, 무상해서 질 떨어진다는 소리를 안 듣도록 하겠다.

Q. 사립유치원 문제가 논란이 많이 되고 있다. 사립유치원, 어린이집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대책을 갖고 있는가.
A.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관할이고, 누리과정은 도청에서 교육청으로 넘어왔다. 근본적으로 아이들의 교육 시작이 유치원, 어린이집이다. 이것은 평등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유치원에 가느냐에 따라서 학부모 부담이 달라진다. 국가에서 유치원을 다 지을 형편이 못 되기 때문에 사립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유치원 비리가 국민들 공분을 사는 것은 아이들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고, 돈을 다른 곳에 써서 그렇다. 실제 금전적 비리가 있는 곳이 많지는 않다. 앞으로는 감사에 적발한 유치원을 공개하게 되어 있다. 현재 신고센터를 만들었다. 우리가 전부터 준비했던 게, 행정직 퇴직한 분들 봉사활동 수준에서 컨설팅하도록 지원단을 꾸렸다. 사립유치원 나름대로 어려운 것도 있고, 회계담당 전문가도 없다. 우리가 지도하면서, 비리를 하지 못하도록 감시를 지속적으로 하려고 한다.

Q. 사립학교에서도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교육청에서 징계하려고 해도 재단에서 징계를 안 하면 할 수 없다.
A. 사립학교는 안정적으로 정착이 되고 있다. 그동안 몇몇 사립학교에서 채용비리가 간혹 있었는데 그걸 없애기 위해 위탁시험을 출제하고 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감사도 나가는데 징계를 권유하면 말을 듣지 않는 게 있다. 그런 경우 재정 지원을 끊으면 아이들에게 피해라 갈 수가 있어서 어려운 문제다. 제재를 가하고, 그걸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이들 힘들지 않은 범위 내에서 불이익을 주려고 할 생각이다.

Q. 경북교육청에서도 남북 교류 계획이 있나?
A. 북한 아이들을 데리고 오겠다. 수학여행은 신진 문화를 보는 게 취지다. 북한 아이들 데리고 와서 경북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도와줄 일 있으면 같은 동포라는 취지에서 학용품 지원 등을 할 수 있다. 독도 교육에 대해서 북한도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북과 합동으로 독도교육도 가능하리라 본다.

Q.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어떤 중점을 두어야 하는가. 교육감은 어디에 중점을 두는가?
A. 등교 시간, 두발 문제는 학교에서 정할 문제다. 지금 교육부에서 정책을 펼치지만, 주로 수도권 중심으로 정책을 내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지역에 맞지 않는 것은 우리 실정에 맞도록 바꾸어서 하겠다.

Q.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참석했을 때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았나.
A. 재선된 분들이 제일 많다. 기존 계시던 분들이 다 당선됐다. 진보, 예를 들면 전교조에 대한 발언이 사실 오보이다. 전교조 법적 지위 회복에 대해 서명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법률에 계류되어 있어서, 협의회 안건으로 내서 통과하는 건 반대한다고 했다. 전교조의 지위 회복에 대해 임종식은 강경 반대한다고 보도가 나왔는데, 절차적 문제에 대해 제 생각을 이야기한 거였다. 저 혼자 반대했는데, 소수의견도 존중하라고 했다.

Q. 전교조 선생님들도 학교에 같이 근무하는 분들이다. 비정규직도 다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분들이 임금 문제나 복지 문제에 대해서 건의가 많은 편이다.
A. 그동안 그분들이 교육감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제가 들어와서는 다 만났다. 전 전교조다. 법외노조, 노조아님 통보를 받았기에 전교조 자격으로 오지 마라, 여기서 협상하고 이런 건 안 된다고 했지만, 만나서 대화는 나눴다. 비정규직연대도 만났다. 특수학교 장애부모님들도 다 만났다. 특별히 싫어한다는 것은 없다. 교육에서 진보, 보수는 없다. 진보 반대는 퇴보인데, 용어도 적절치 않다. 지금 과거 야당이 여당이 되고, 여당은 보수화된다. 제 기준은 아이들 교육에 얼마나 효과적인 정책이냐다. 고등학교 가기 전까지는 생각이 여물지 못하는데, 이 아이들에게 어느 쪽으로 치우친 이념을 교육시키는 것은 반대다. 과거에 보수 쪽 이념을 교육하지 않았느냐. 골고루 생각해야 한다. 전교조도 그동안 실제로 공헌도 많다. 복지를 높이고, 민주화도 있고, 다만 이념교육에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협상은 시도교육청마다 차이가 난다. 협의해서 같이 하자고 했고, 같이 하고 있다. 그분들 처우개선하고 복지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 필요하다.

Q. 큰 사건이 있었다. 포항에서 지진이 나서 학교 건물에 금이 가거나 부서지기도 했다. 경북도 내진보강율은 낮은 편이지 않나.
A. 안 그래도 이야기를 경북도청하고 이야기했다. 내진보강율을 높이기로 했다. 타 시도보다는 앞서서 하기로 했다.

Q. 마무리 말씀을 해 달라.
A. 교육감 선거가 워낙 치열하다 보니까 제가 28.2%라는 꼴찌 지지율로 당선됐다. 매달 교육감 지지율 조사하는데 지금은 상위권에 오르게 됐다. 꼴찌로 출발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말씀드린 공약을 헛되지 않게 실천해 나가겠다.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 미래와 삶을 책임지겠다. 대한민국 교육의 표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교육은 교육청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도민 여러분들의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 경북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따뜻한 교육이 되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