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페미니즘 강연 ‘무기정학생’ 손해배상 소송 첫 재판 열려

8일, 한동대 학생 명예훼손 손해배상 첫 재판
재판 앞두고 SNS·카페 등 비난글 나돌아
대책위, "종교라는 이름의 인격 살인"...16명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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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9 11:23 | 최종 업데이트 2018-11-09 11:24

페미니즘 강연으로 무기정학을 당한 한동대 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첫 재판이 열렸다. 재판을 앞두고 SNS, 카페 등에 해당 학생 실명을 거론하고 성적 지향을 아웃팅하며 비난하는 글이 나돌아 대책위가 명예훼손 혐의로 유포자를 고소했다.

8일 오전 11시 40분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한동대 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첫 재판이 열렸다. 석 모(27) 씨는 학교에서 불허한 페미니즘 강연을 참석해 실황을 중계하고, 교수에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등 이유로 지난 5월 무기정학 징계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처장, 교목실장 등 교수 3명이 석 씨의 성적지향을 ‘아웃팅’하는 등 인권 침해가 발생해 지난 8월 학교 법인과 교수 3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관련 기사=한동대, 페미니즘 강연 학생 ‘무기정학’ 확정…대책위, 교육부에 사태 해결 촉구)

이번 재판을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SNS, 기독교 관련 카페 등에는 석 씨 실명을 거론하며 아웃팅하는 글이 나돌기 시작했다.

▲한 교회 카페 ‘기독교 핫이슈’ 코너에 게시된 글 갈무리

최초 작성자를 알 수 없는 이 글은 “만약 재판에 지면 하나님의 대학 한동대학에서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재판이 아주 중요하다”며 “기독교 대학 안에 더 이상 음란이 퍼지지 않도록 기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글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퍼졌고, 기독교 관련 카페에도 무분별하게 퍼졌다. 한 신학대학 교수도 이 글을 공유했고, 실명을 거론하고 성적 지향을 아우팅한 내용은 이후 수정됐지만 150회가 넘게 공유됐다.

이에 ‘한동대학생 부당징계 철회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글 게시자 16명을 명예훼손(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대책위는 “현재 무기정학 피해 학생의 친척들이 다니는 교회까지 해당 문자가 전해져 가족들까지 2차, 3차 피해가 이뤄지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넘어 종교라는 이름의 인격 살인이 이뤄지고 있다”며 “개의 성적 지향을 유포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범죄 행위 임에도 종교라는 이름의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동대학생 부당징계 철회 공동대책위’가 8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대책위]

권영국 공대위 상임대표는 “현재 퍼지고 있는 글의 내용이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다. 마치 한 개인이 대한민국에 음란을 전파하는 거처럼 몰아붙이는 인격 살인 수준”이라며 “한동대와 그를 둘러싼 세력의 헌법 유린 행위가 계속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경북도당(위원장 박창호)도 이날 성명을 내고 “다름은 혐오와 배제의 대상이 아니다. 기독교의 사랑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다”며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부 교회와 선교단체에게 더 이상의 마녀사냥과 인권침해를 멈출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한동대 측은 석 씨가 이미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공개한 바가 있으며, 사회적 가치를 저하시킬만한 명예훼손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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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현
뉴스민 기자, 지금 배고픔, 초코와 고기가 필요함, 청년 여성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