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 개혁 연속기고] ⑥ 절반의 득표율로 독점당한 지방의회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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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7 15:32 | 최종 업데이트 2019-01-15 17:22

[편집자 주=12월 23일부터 9회로 “정치(선거법)제도 개혁을 위한 대구 제정당·시민단체 연석회의”의 선거제도 개혁 관련 기고를 연재합니다. 연석회의는 ‘촛불혁명의 완성은 정치 개혁이며, 정치를 바꾸는 시작은 선거제도 개혁이라 생각한다. 민심과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도입은 대구 정치, 나아가 한국정치 변화와 개혁의 시발점이다’고 밝히고 있다.]

① 선거제도 개편은 정치개혁의 물줄기 – 대구참여연대 좋은정책네트워크 준비위원: 장우영
② 반쪽짜리 청년주권, 선거권·피선거권 낮춰야 – 우리미래 대구시당 대표 정민권
③ 연동형 비례대표제, 뉴질랜드 삶의 질을 바꿨다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 장태수
④ 선거제도 개혁으로 ‘아재정치’에서 벗어나자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남은주
⑤ 8년 전에도, 현재도 교사·공무원은 정치기본권이 없다 – 민중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송영우
⑥ 절반의 득표율로 독점당한 지방의회 –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조광현
⑦ 대한민국 선거, 투표권은 평등하지 않다 - 노동당 대구시당 위원장 신원호
⑧ 시민의 입을 틀어막는 선거법 –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장 성상희
⑨ ‘유시민 사표론’을 아시나요? -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운영위원장 장우석

20대 총선에서 전체 투표의 50.32%인 1,225만8,430표가 사표였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35.5%의 정당득표율로 전체의석의 40.1%인 122석을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25.5%의 정당득표율로 전체의석의 41%인 123석을 차지했다. 정당득표율이 59%인 두 거대정당이 차지한 의석은 전체의석의 81.1%인 245석이다. 이는 낮은 대표성과 비례성, 득표수와 의석수의 불일치, 과도한 사표 발생, 거대정당의 강고한 기득권 유지 등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마다 빠짐없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지방의회 중 광역의회의 문제는 이보다도 훨씬 더 심각하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대구광역시의회 정당득표율을 보면 자유한국당 46.14%, 더불어민주당 35.78%, 바른미래당 10.78%, 정의당 4.34%였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전체의석의 83.3%인 25석을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6.7%인 5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정당득표율 10.78%인 바른미래당과 4.34%인 정의당은 아예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서울특별시의회는 정당득표율 50.27%인 더불어민주당이 전체의석의 92.7%인 102석을 석권했고, 정당득표율 25.24%인 자유한국당은 전체의석의 5.4%인 6석, 11.38%인 바른미래당과 9.69%인 정의당은 0.9%인 1석에 그쳤다.

부산광역시의회는 정당득표율 48.81%인 더불어민주당이 전체의석의 87.2%인 41석, 36.73%인 자유한국당이 10.6%인 5석을 차지했고, 정당득표율 6.75%인 바른미래당과 5.44%인 정의당은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3곳의 광역의회 모두 50% 내외의 표를 받은 제1당이 의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의 투표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작용한 대구시의회는 물론 지역주의가 옅거나. 옅어져 가는 서울시의회, 부산시의회에서도 제1당의 의석수 독점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비율이 9:1인 소선거구제 중심 제도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제도보다도 더한 승자독식의 제도와 지역주의, 응징 투표라는 유권자의 투표 성향 때문이다. 지역주의와 집권여당, 또는 야당에 대한 응징 투표는 6.13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재개 이후 지금까지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던 현상이다.

이러한 지역주의, 응징 투표 성향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회는 광역의회보다 제1당의 의석 독점 현상은 덜한 편이다. 2∼4인의 중선거구제도로 1당 독점이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주의가 강한 곳에서는 패권정당이 의석을 독점하기 위해, 지역주의가 옅은 곳에서는 거대정당들이 의석을 분점하기 위하여 2인 중심의 선거구를 획정하여 의석수를 독과점하고 있기 때문에 광역의회와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승자독식, 거대정당 중심의 지방의회 선거제도는 지역주의, 응징 투표, 거대정당의 비민주적인 운영과 맞물려 지방정치에 대한 중앙정치의 강력한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지방정치, 지방의회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 인해 2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 선거제도 개혁은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지방의회 선거제도는 민심이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되도록 개정하면 된다. 광역의회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와 마찬가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된다. 기초의회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어렵다면 3∼5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제를 도입하고 비례대표 비중을 늘리면 된다.

▲6.13지방선거 정당득표율과, 대구광역시의회 현재 정당별 의석점유율,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시 예상 의석점유율.

만일 6.13 지방선거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해서 실시했다면 대구시의회의 구성은 자유한국당 25석, 더불어민주당 5석에서 자유한국당 14석, 더불어민주당 11석, 바른미래당 4석, 정의당 1석으로 변화한다. 지역주의 투표 경향에서도 다당제가 실현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정치, 지방의회는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

민의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하도록 하는 지방의회 선거제도 개혁은 대표성과 비례성 제고, 사표 축소, 소수의 대표성 보장, 정치적 다양성 보장, 진입장벽의 완화, 지역주의 해소 등은 물론 지방정치의 독립성, 자율성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지방의회 선거제도가 개혁되면 지방정치에 대한 중앙정치의 지배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고, 정당들이 정책으로 경쟁하는 지방정치 구조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방정당을 허용해서 지방선거에서 거대정당들과 경쟁하게 한다면 ‘정치적 기회주의’와 ‘풀뿌리 보수주의’ 실현의 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지방정치, 지방의회를 ‘풀뿌리 민주주의’의 터전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을 일이 될 것이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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