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채용비리·비자금 조성 직원 주의성 징계에 그쳐

부정 채용자들도 여전히 근무 중···“은행이 할 수 있는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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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7 14:06 | 최종 업데이트 2019-01-17 14:09

채용비리, 은행장 비자금 조성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구은행이 지난해 12월 28일 해당 사건 연루 직원들에게 가벼운 주의성 징계를 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대구은행은 일부 징계가 이뤄진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징계 규모나 수위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16일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재희)는 채용비리(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일부 연루 직원들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나선 직원 A 씨는 “12월 28일 징계위가 열렸고, 채용 관련 직원들이 징계를 받고 인사이동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해 박 전 은행장 등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고,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대구은행은 A 씨에게 주의 수준의 징계를 한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또 다른 증인 B 씨는 현재 대구은행을 퇴직했다고 밝혔다. B 씨는 대구은행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채용비리에 일부 연루됐지만, 기소되진 않았다.

대구은행은 채용비리, 은행장 비자금 조성 등에 연루된 직원에 대해선 가벼운 징계를 했지만, 채용비리로 채용된 직원들에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심 판결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23명을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시금고 선정에 관여한 공무원의 자녀, 박인규 전 은행장 운전기사나 고교·대학 동창 자녀, 인사부서장 사촌동생, 당시 대구은행 사외이사 친척 등 우수거래처 또는 사회유력인사 자녀다.

이들은 대부분 채용 과정에서 1~2회 점수 미달로 탈락했지만 점수 조작으로 되살아났다. 2016년에는 다른 응시자의 점수를 낮게 조작해 탈락시키고 채용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만약 증거인멸 행위가 없었더라면 더 많은 부정채용자들이 적발됐을 것”이라면서 비슷한 부정채용자가 더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관련기사=[대구은행 채용비리 1심 판결 분석] ② 대구은행 부정채용자 여전히 근무 중?(‘18.10.2))

대구은행 측은 “작년에 징계가 있었던 건 맞지만, 징계 규모나 내용을 알려 줄 순 없다”며 “채용 대상자는 아직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고, 현행법상 은행이 할 수 있는게 없는 거로 안다”고 밝혔다.

강금수 대구은행부패청산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채용비리에 연루되거나 협조한 직원들의 경중에 맞는 징계 조치가 제대로 안 되고, 관대한 처분을 한 거로 느껴진다”며 “더 큰 문제는 부정 채용된 사람들은 본인 책임이 아니더라도 퇴출 조치하거나 그로 인해 채용되지 못한 사람을 구제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채용비리 관련 증인으로 출석 요청을 받았던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은 지난 2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하 전 은행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던 경산시 전 공무원 측은 하 전 은행장 증인 신청을 취소했다. (관련기사=하춘수 전 행장, 대구은행 채용비리 항소심 증인으로(‘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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