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쉼터 지원 부족…피상적 대안만 내놓는 정부

[대굴대굴] 집보다 길거리가 안전한 탈가정 청소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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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9 15:32 | 최종 업데이트 2015-10-29 18:19

■청소년 쉼터 지원 부족?청소년 보호 쉼터의 경우 탈가정 청소년의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시설이 부족해 정원을 초과한 입소자를 받는 경우도 있다. 또한 청소년의 진로나 상담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여력에 부친 실정이다.

대구는?고정형 일시쉼터(1), 단기쉼터(2), 중장기쉼터(2)가 운영되는데, 이들 시설을 이용한 인원은 2014년 9,220명(1일 평균 26명)에서 2015년 1~9월 8,817명(1일 평균 33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고정형 일시쉼터인 위카페의 경우 2015년 2억여 원의 예산이, 단기나 중장기 쉼터의 경우 연간 1억~2억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이 지원금으로 인건비·운영비·사업비 모두를 충당하기에는 어렵고 청소년 유형별 지원도 힘든 상황이다. 각 기관 근무자들도 노동 강도에 비해 작은 급여 때문에 이직도 잦다.

쉼터 자체의 한계도 있다. 부모나 법률상 보호자가 쉼터 입소에 동의하지 않으면 입소가 불가능한 점과 자체 규율도 있어 적응하지 못하는 청소년도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런데도 쉼터는 탈가정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보호공간이다. 대구의 한 청소년보호쉼터에 입소 중인 김소영(17)은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에 시달렸는데, 그가 바라는 진로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육상선수였던 그는 소영에게도 운동 관련 진학을 강요했다. 오디션을 봐서 가수가 되고 싶은 소영은 집을 나와 쉼터에 입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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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청소년 보호 쉼터

“아빠랑 얘기가 안 통해요. 가족 모두 덤벼도 못 이겨요. 가정폭력도 있고, 아빠도 운동 안 할 거면 나가라고 했어요. 부모가 동의해서 쉼터에는 일단 들어와서 다행이죠. 여기와서 정말 좋아요. 용돈은 아예 못 받으니 내가 벌어야?하는데, 쉽지 않아요. 알바도 하루 만에 잘렸어요. 다른 알바를 구하는데 요즘 어디 청소년 받아 주나요···학교도 다녀야?하고 쉼터 통금도 있고. 시간이 되면 나이가 걸리고 나이가 되면 시간이 걸리네요. 기획사 오디션에 합격하는 게 목표인데 노래연습 하기가 어려워요. 노래방은 돈 들고, 길에서 할 수도 없고. 일단 스무 살 돼서 서울로 뜨려고요. 거기서 돈 벌어야죠. 그 전에 아빠를 설득하거나. 아 빡쳐”

■피상적 대안 내놓는 정부?쉼터 부족 문제 해결이 어려운 점 이외에도 정부·지자체의 역할은 아쉬움을 남기는 실정이다. 경찰은 청소년 성매매 단속을 청소년 단속 위주로 펼치며, 단속에 걸린 청소년이나 신고된 탈가정 청소년을 발견하면 가정 복귀를 시키거나 관련 단체에 인계하는 것에 그친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채팅앱 등을 이용한 단속을 통해 ‘가출청소년 성매매 사범 집중 단속’ 중이다. 이 단속으로 10월 현재 단속된 건수는 30여 건에 그쳤는데, 성 구매자보다는 탈가정 청소년 위주로 단속이었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스마트폰 앱, 채팅 등을 활용해 가출 청소년을 파악하고,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청소년 기관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단속 중이다”고 설명했다

정부·지자체는 “받던 기초생활수급비도 뺏어가는 곳”(은혜), “담뱃값 올려서 밥 굶기는 곳”(채린)이다. 그나마 시민 단체에서 의료·생활 지원 등을 노력하고 있지만, 자금과 인력이 부족해 문제다. 이들을 둘러싼 문제를 환기해야 할 언론도 단발성·자극적 보도를 하는 것에 그친다.

자극적 보도와 피상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경향은 가출팸 문화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청소년 가출 문제가 제기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별달리 바뀌지 않았다. 2001년 발표된 논문 ‘소녀들의 가출문화에 관한 현장기술지적 연구’(민가영)에는 “가출팸 문제가 단순히 몸 버리는 경험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부여되고 성 산업으로의 유입이나 성폭력 등과 같은 결과적 위험만이 강조되어 왔다”며 “기존 시각이 한시적인 대안으로 이어지면서 소녀들의 가출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나와 있다.

청소년 보호 쉼터에서 청소년들과 상대하는 관계자들은 쉼터 확충이 필요한 것도 맞지만, 단지 일시·단기·중장기 등 가출 시기별 쉼터가 아닌 청소년 유형별 보호 쉼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혜령 대구중장기청소년쉼터 상담원은 “단순히 쉼터를 많이 운영하는 것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 유형별 쉼터가 필요하다”며 “청소년도 부류와 개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관리와 접근도 달라져야 한다. 일자리 교육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학업에 치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센터에서 다양한 케이스에 맞춰 최대한 교육이나 등록금 등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인력도, 운영비도 모두 부족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이동형 쉼터 1개소 확충 이외에는 쉼터 확충이나 예산 추가 편성에 대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전지열 센터장은 “학교도 안정적으로 다닐 수 없으니 유급이나 자퇴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가출팸 생활을 하거나 습관적 가출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하루살이 같은 삶”이라며 “따돌림이나 폭력에 노출돼 자살할 우려가 있거나 분노조절 장애, 정신분열 증상 등을 겪는 청소년도 있다. 아주 위험한 상태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출한 청소년의 경우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어야 하고 검정고시, 대안학교 등 학업지원도 필요하다”며 “청소년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미 소비적 문화가 정착된 상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무의미할 수 있다. 경제 교육이나 상담, 필요한 기관 연계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채린은 어디에 있나요??취재를 종료한 10월 중순, 페이스북 채린의 아이디로 사라진 채린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채린은 공기계를 쓰기 때문에 연락이 어렵다. 죽고 못사는 남자친구를 만나러 구미시에 갔을 수도 있고. 집에 들어갔을 수도 있고.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수도 있다. 채린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설픈 대답과 관심없는 관심은 채린에게 여지껏 도움이 된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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