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찬성여론 높은 대구, 반대 집회 학생 참여 눈길

경북대·영남대·대구대 등 대학 내 반대 서명운동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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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세 번째 촛불 집회가 열렸다. 전국 유일하게 찬성률이 높게 나타나는 대구에서 고등학생의 집회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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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장소 한쪽에 쌓여있던 촛불 더미에서 주섬주섬 촛불 두 개를 찾아든 오지원(18) 씨는 “집 근처에 걸린 새누리당 현수막을 봤는데 어이가 없었다. 바로 맞은 편에 금요일마다 집회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오 씨는 “새누리당이 역사 교과서를 바로 잡겠다는 현수막을 걸었던데, 저는 완전 반대한다”며 “정권 입맛대로 교과서를 건들면 안 된다. 어른들이 자기들 집권하는 데 학생들을 이용하는 것 같다. 교과서로 사상을 서서히 세뇌시키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국정 교과서 반대 서명을 하던 학생들은 “얼마나 소설을 쓰면, 우리 선생님들이 이러실까”, “길어봐야 2년이에요”, “대통령님, 역사에 어떻게 남고 싶으세요”, “국정화란 발상 자체가 북한과 다를 게 없다” 등의 의견을 메모지에 적어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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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경북대, 영남대, 대구대 등 대학생들도 참여했다.

이문호(21, 경북대) 씨는 “이 사태에 대해 대학생들의 힘을 합치고자 오늘 경북대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이 문제는 야당이면 반대하고, 여당이면 찬성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역사 교과서를 정권의 논리로 편향되게 해석해서 하나의 교과서로 만들겠다는 것은 국가가 역사를 정권의 선전 도구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경북대 네트워크’는 매일 오후 5시 경북대학교 북문에서 반대 서명 운동을 열고, 학내 대자보 릴레이를 준비 중이다. 네트워크에는 경북대 총학생회, 인문대 사학과 국정화 반대 위원회, 복현교지편집위원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대경(24, 영남대) 씨도 “역사학자 90% 이상이 반대하고, 국민도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걸 왜 이렇게 강행하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은 정권의 노예가 아니라, 정권이 제일 낮은 곳에서부터 섬겨야 할 사람이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영남대학교 역사 학술 동아리 ‘역동’은 매일 오후 12부터 한 시간 동안 영남대학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와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 시작한 서명은 현재 78명이 함께 했다.

대구대학교 학생들도 이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대구대 네트워크’를 꾸려 집회에 나왔다. 네트워크는 현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희망나비, 사회과학학술 모임 역지사지가 함께하며, 페이스북 등으로 참가 단위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들 역시 교내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을 펼친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대구 촛불집회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리며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한편, <한국갤럽>이?10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성인 1,004명에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찬성 36%, 반대 49%, 모름·응답거절 16%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구·경북은 찬성 48%, 반대 35%, 모름·응답거절 17%로 찬성률이 높았다. 지난주까지 찬성률이 반대보다 높았던 부산·울산·경남은 찬성 37%, 반대 45%로 반대율이 역전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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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5년은 ‘그네’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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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들어간 역사는 역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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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도 엄마랑 아빠랑 쓴 게 다른데 어찌 하나만이 올바르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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