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위반’ 대구은행 전 은행장들, “법 위반 아냐” 법리 다툼 예고

공소사실 인정하면서도 법리적으로 무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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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3 15:34 | 최종 업데이트 2019-03-13 15:34

대구 수성구청의 펀드 손실금을 보전해 준 혐의로 기소된 박인규, 하춘수 등 전직 대구은행장 및 임원 등은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박인규(65), 하춘수(66), 이화언(75) 전 대구은행장과 이찬희(63) 전 부행장(현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김대유(59) 전 공공금융본부장 등과 대구은행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수성구 공무원인 이 모(56) 씨는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수성구청은 2008년 대구은행이 운용하던 도이치코리아채권투자신탁에 30억 원을 투자했다가 10억 원 가량 손실을 냈다. 박인규 전 은행장 등은 2014년 전·현직 임원들과 함께 12억 2,400만 원을 모아 수성구청 손실을 보전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자본시장법 55조는 금융투자상품 매매나 그 밖의 거래에서 손실의 보전이나 이익을 보장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13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제10형사단독(부장판사 박효선)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이들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법리적으로 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같이했다.

검찰은 “수성구청은 2008년 8월 30억 상당 펀드 가입한 후 11월경 글로벌 금융위기로 손실이 발생하자 대구은행에 지속해 손실 보전을 요청했다. 박인규 등은 내부 회의를 통해 임직원들이 각출해서 12억 2,400만 원 상당을 모아 수성구청에 교부했다”며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피고인들은 각기 조금씩 다른 이유로 무죄를 주장했다. 박인규 전 은행장 측은 “자본시장법 55조에서 정하고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해서 법 위반으로 볼 수 없고, 손실 보전이 아니라 손해를 배상한 것”이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하춘수 전 은행장 측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자본시장법 55조, 형법 33조를 적용해 처벌 가능한지 법리적으로 다퉈볼 것”이라고 말했고, 이화언 전 은행장 측도 “자본시장법 구성요건이 금융투자업 현직 종사자에 해당하는 게 아닌가 하는데, 이화언 피고는 퇴임한 전직 임직원으로 처벌할 순 없지 않나”라고 밝혔다.

피고인들은 검찰 측 증거에도 대부분 동의하면서 법리 다툼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서 이어지는 재판에서 치열한 법리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 속행된다.

한편,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박인규 전 은행장은 내달 3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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