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촉발 지열발전소…포항시 “정부 손해 배상”, 시의회 “사업 과정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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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1 17:53 | 최종 업데이트 2019-03-21 17:54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단장 이강근 서울대학교 교수)이 2017년 11월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인근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는 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21일 이강덕 포항시장은 정부에 피해 배상을 요구했고, 포항시의회는 지열발전소 사업 과정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포항지열발전소 [사진=넥스지오 홈페이지]

20일, 정부조사단은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조사단은 지난해 3월부터 17명의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돼 약 1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정부조사단에 따르면 지열발전 과정에서 사용된 고압의 물이 미소지진을 유발했고, 이 영향이 누적돼 포항 지진이 ‘촉발’됐다.

‘촉발’지진이란, 인위적인 영향이 최초의 원인인 지진인데, 그 인위적 영향으로 자극을 받은 공간보다 더 큰 범위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말한다.

이 같은 사실이 발표되자 정부는 20일 “연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포항시민께 깊은 유감”이라며 “정부가 취할 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1일 “정부 입장은 시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라면서도 “지열발전소에서 기인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정부는 발전소 즉시 폐쇄, 원상 복구, 특별법 제정에 나서고 피해 주민에 대한 실질적 배상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포항시의회는 “지진 도시라는 오명을 벗은 점에 대해 안도한다”라며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 사업 진행 과정과 부지선정 적정성에 대한 감사, 사법기관의 엄정한 수사를 통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강덕 포항시장(가운데) (제공=포항시청)

포항지열발전소는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 산업통상자원부의 ‘MW(메가와트)급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 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2012년 9월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 13,500㎡ 부지에 착공을 시작했고, (주)넥스지오, 포스코, 이노지오테크놀로지,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가 참여했다.

통상 지열발전은 화산지대에서 이뤄진다. 포항은 화산지대가 아닌데도 인공으로 지열 저류층을 만들어 발전하는 인공저류층생성기술(EGS, Enhanced Geothermal System) 방식으로 건설됐다. 화산지대가 아닌 곳에 건설된 지열발전소로서는 아시아 최초다.

▲포항지열발전소 위치와 지열정 이미지(출처=정부조사연구단)

2013년 10월 심도 4,127m의 지열정(구덩이, PX-1)이, 2015년 12월 4,380m의 지열정(PX-2)이 완성됐다.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두 지열정을 이용해 총 5회의 수리자극(물을 통한 자극)이 실시됐다. 2016년 12월과 2017년 8월 PX-1지열정을 이용해 2차례 수리자극이 실시됐다. 2016년 1월, 2017년 4월, 2017년 8월 PX-2지열정을 이용해 3차례 수리자극이 실시됐다. 3차 수리자극 종료 시점인 2017년 4월 15일 진도 3.2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5.5의 포항 지진은 5차 수리자극 약 2달 이후 발생했다. 당시 포항지열발전소에서는 5차 수리자극 이후 PX-2지열정 밸브를 개방해 주입된 물을 지표로 배출하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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