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안강읍 의료폐기물 소각장 증설 공청회, 주민반발로 무산

의료폐기물 하루 처리랑 96톤→120톤으로 늘리려하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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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7 21:51 | 최종 업데이트 2019-03-27 21:52

경북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단의 의료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이에스지경주)가 시설을 늘려 더 많은 의료폐기물을 소각하려 하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소각시설 증설을 위한 주민 공청회 자리에는 주민 400여 명이 찾아 반대 의사를 표하고 퇴장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날 주민 퇴장으로 인해 공청회는 무산됐다.

27일 오후 2시 안강읍 북경주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환경영향평가 업체 한국이앤씨는 사업 설명과 주민 의견을 청취하려 했다. 업체 관계자가 사업 개요 설명에 나서고 약 10분 뒤, 한 주민이 “공청회가 진행되면 절차도 진행되는 것이다. 들을 이유가 없다”라고 하자 주민 대부분이 일어서서 공청회장에서 퇴장했다.

이 때문에 업체는 사업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일부 주민은 공청회장에서 “이에스지는 경주를 떠나라”라고 크게 외치기도 했다.

▲주민공청회 시작 10여분만에 퇴장하는 주민들
▲주민공청회장에서 항의하는 주민들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정종한(안강4리) 씨는 “안강읍은 청정지역이었는데 이제 나물도 못 뜯고 나무들도 죽어간다. 환경영향평가는 엉터리 거짓말이다. 나무가 왜 죽는지 말해보라”라고 말했다.

이철우(양월5리) 씨는 “공장에서 미세먼지와 발암물질을 내뿜고 있다. 우리는 그걸 계속 마시고 있다”라며 “전부 유해업소다. 위험이 없으면 당신들 집 앞에 건설하고 공기 뽑아서 당신들이 다 마셔라”라고 꼬집었다.

환경영향평가 업체 관계자는 “주민들께 이야기하는데 중간에 끊어졌다. 앞으로 절차는 논의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상원 경주시 자원순환과장은 “회사 소개하다가 중단됐으니 정식절차가 아니다. 한 번 더 열도록 사업주에게 연락할 것”이라며 “공청회는 2회를 거쳐야 한다. 만약에 앞으로도 계속 무산된다면 환경청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스지경주는 2010년 의료폐기물 중간처리업(소각) 허가를 받고 같은 해부터 전국의 의료폐기물을 받아 소각해왔다. 이번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업체가 의료폐기물 하루 처리량을 96톤에서 120톤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설비를 증설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법에 따라 하루 처리량이 100톤을 넘어서면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이 업체의 의료폐기물 소각량은 2015년 약 28,336톤, 2016년 약 43,672톤, 2017년 약 42,609톤이다. 하루 평균으로 보면 각각 77.63톤, 119.64톤, 116.73톤이다. 이 업체는 2016년 하루처리량 100톤을 넘어섰지만, 폐기물관리법상 허가받은 처리용량의 130%까지 변경허가 없이 처리가 가능하다.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하루 120톤 처리 허가를 받으면 이 업체는 하루 약 150톤 이상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 업체를 포함해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50여개가 입주 중인 두류공단은 1980년대 조성된 이후 환경오염으로 인한 집단 민원이 발생했다. 경주시는 두류공단 인근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집단 이주시키기도 했다. 이 업체는 2015년 한국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할 때 감염자가 발생한 서울 소재 병원의 의료폐기물을 받아 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주민 우려를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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