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인정하고 당선무효형 받고도, 부의장·위원장직 유지하는 지방의원들

직함으로 선처 호소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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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2 16:51 | 최종 업데이트 2019-04-02 16:53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재만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을 위한 불법여론조사에 동참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지방의원들이 크고 작은 의회 직함을 유지하고 있어 적절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이들은 해당 직을 맡은 점을 들어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김병태(자유한국당, 도평·불로·봉무·방촌·해안·공산동) , 서호영(자유한국당, 안심1·2·3·4동) 대구시의원, 김태겸(자유한국당, 도평·불로·봉무·방촌·해안·공산동), 이주용(자유한국당, 안심1·2동), 황종옥(자유한국당, 안심3·4동) 동구의원, 신경희(자유한국당, 태전1·관문동) 북구의원 등 6명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불법여론조사에 관여해 1심에서 벌금 100만 원과 300만 원(이주용)을 선고받았다.

▲<상단> 왼쪽부터 김병태, 서호영 대구시의원, 이주용 동구의원 <하단> 왼쪽부터 김태겸, 황종옥 동구의원, 신경희 북구의원.

지난달 28일과 지난 1일 열린 재판에서 이들은 본인들이 의정활동을 성실히 하면서 주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일부 의원은 성실한 의정활동 근거로 직함을 맡은 것도 제시했다.

신경희 북구의원은 지난해 7월부터 북구의회 부의장을 맡고 있고, 황종옥 동구의원은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부의장이나 위원장을 맡으면 본회의나 해당 상임위 회의를 주재할 뿐 아니라 100만 원 안팎의 업무추진비도 받는다.

이들이 부의장이나 상임위원장으로 선임된 지난해 7월에는 검·경이 한창 이재만 전 최고위원 주변의 불법선거운동 사건을 수사 중이었다. 이들도 검·경의 조사를 받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직함을 맡았고, 검찰은 지난해 11월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 1월에는 1심 재판부가 당선 무효형을 선고했다. (관련기사=‘불법 여론조사 관여’ 한국당 대구 지방의원들, 당선 무효형(‘19.1.11))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이주용 동구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았고, 김병태 대구시의원은 대구시 신청사 건립 추진 공론화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당선무효 위기에 있는 의원들이 지자체 예산을 심의하는 특별위원회장을 맡고, 지자체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 그 역할이 중요한 공론화위원으로도 선임된 것이다.

때문에 이들이 해당직을 맡아 직을 유지하는 것도 문제라는 의견이 안팎에서 나온다. 대구 한 기초의원은 “선거법 위반에 연루됐음에도 의회 내 중책을 맡겠다는 마인드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며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면 직함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법정에서도 항변하는 게 주민들에게도 용서의 가치가 있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도 “선거법 위반이 확인되고 위반 정도가 중하면 당선무효가 되는 게 정당한 처분”이라며 “직책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무기로 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직을 무기로 시민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한편,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연우)는 지난 1일 이주용 의원에 대한 심리를 종결했고, 25일 선고할 예정이다. 이 의원을 제외한 다른 5명은 4일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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