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환영”

"여성을 인구정책 도구가 아닌 온전한 시민으로 인정하는 출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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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1 19:17 | 최종 업데이트 2019-04-11 19:19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자 지역 여성단체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11일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269조 제1항(자기낙태죄), 제270조 제1항(의사낙태죄)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4명(헌법불합치), 3명(단순 위헌), 2명(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헌법재판소는 “형법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며 “위 조항들은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고 밝혔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유남석, 서기석, 이선애, 이영진 재판관은 “자기낙태죄 조항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공익에 대하여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함으로써 법익균형성의 원칙도 위반하였다”며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고 밝혔다.

▲11일 헌법재판소 앞,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소식에 환호하는 시민들(사진=오마이뉴스)

단순 위헌 의견을 낸 이석태, 이은애, 김기영 재판관은 “(헌법불합치의견에서) 더 나아가 ‘임신 제1삼분기(마지막 생리 기간의 첫날부터 14주 무렵까지)’에는 어떠한 사유 없이 여성이 자신의 숙고와 판단 아래 낙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 자기낙태죄 조항 및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하여 단순 위헌 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헌법불합치의견과 견해를 달리한다”고 강조했다.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

 ①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②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개정 1995. 12. 29.>

③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①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②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없이 낙태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④전 3항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한다.

반면 합헌 의견을 낸 조용호, 이종석 재판관은 “자기낙태죄 조항으로 인하여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어느 정도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제한의 정도가 자기낙태죄 조항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중대한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며 “이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해 강요와 처벌에 의한 강제적 재생산이 아닌, 재생산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 풍토와 기반 마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앞으로 국회와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커질 거다. 여성들은 국가의 필요에 따라 강제 불임, 강제 낙태를 당했고, 출산율이 낮을 때는 낙태죄라는 낙인을 씌웠다”며 “여성을 인구정책의 도구가 아닌 온전한 시민으로 인정하는 출발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논의에서는 여성의 건강권, 재생산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2017헌바127(낙태죄 사건)’ 결정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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