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노조, '임금피크제 동의서명 강요' 혐의로 병원 고발

서명 강요 증언 제기..."위아래로 훑으며 서명할 때까지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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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5 15:42 | 최종 업데이트 2015-11-05 15:45

5일, 경북대병원노조가 경북대병원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경북대병원이 직원들에게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서명을 강요했다는 이유다.

경북대병원은 지난 10월 말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54.6%의 동의를 받았다며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북대병원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는 수간호사, 중간 관리자 등이 동의 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또, 병원이 공지한 서명 기한이 갑자기 연기되자 찬성 동의율이 과반을 넘지 못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관련 기사 서명강요 논란 경북대병원 임금피크제 도입...노조, "인정할 수 없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북대병원노조는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개악을 강압적으로 통과시킨 경북대병원을 처벌하라"며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절차), 제114조(벌칙)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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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제94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노동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그 노동조합, 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사용자 영향력이 배제된 상태에서 집단적 논의를 거쳐 취업규칙 변경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경부대병원은 지난 30일 서명 강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밝혔다.

김도희 노조 부분회장은 "각 부서에서는 강압, 강제, 감금이 난무했다. 일부 부서에서는 수간호사, 간호과장, 간호부장이 1대1로 간호사를 불러 문을 잠그고 사인을 강제했다"며 "수간호사 혼자서 안되면 간호과장, 간호부장에게 전화했다. 5분도 안 돼서 간호과장과 간호부장이 올라왔다. 어린 간호사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아무 말도 없이 위아래로 훑으며 서명을 할 때까지 지켜봤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간호사, 간호과장, 간호부장들이 설명하는 임금피크제를 간호사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니 막 윽박을 질렀다. 그러더니 옆에 있던 나에게 임금피크제를 설명하라더라. 내 설명을 듣고 수간호사가 그 자리에서 이해하고 있었다"며 "임금피크제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도 안 된 수간호사가 하는 설명을 듣고 동의한 것이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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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병원은 스스로 정한 기한도 연기했다. 보통 선거 기간을 연장할 때는 투표율이 안 나왔을 때 연장한다. 그런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은 투표율이 아니라 찬성 동의만 있다. 결국,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찬성률을 더 올리겠다는 것이다"며 "정부와 노동부가 앞장서서 임금 인상에 불이익을 주는 불법적인 임금피크제를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영산 대구고용노동청 근로개선지도1과장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의 원칙이 집단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집단적 동의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주장이 노조와 병원 서로 다르다"며 "사측의 간섭과 압력이 배제된 상태에서 동의가 이루어졌는지 앞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지난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임금체계?개편 관련 경영혁신지침(안)'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경우 총인건비 인상률 전체를 인정하고, 12월 말까지 도입 시 총인건비 인상률의 3/4, 올해 미 도입할 경우 총인건비 1/2을 상한으로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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