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 찰리키튼은 왜 동성로에서 상복을 입고 영정사진을 들었나

“한국에서 예술하는 것이 자살행위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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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6 22:34 | 최종 업데이트 2015-11-0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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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곤(28), 서상도(28), 이민재(28) 씨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밴드 ‘찰리키튼’ 구성원이다. 이들은 6일 오후 6시, 음반이 들은 관과 자신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대구시내를 걸었다. 자신을 스스로 운구하는 기이한 광경이 벌어지자 시민들이 눈길을 던진다.

“저요? 음악은 멜론으로 듣지요. 수익금요? 한 80% 정도는 뮤지션에게 가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요? 뮤지션은 뭐 먹고 살아요 그럼?”(이 모씨, 18, 달서구)

이들은 이날 거대 음원시장에서 뮤지션의 권리 보장을 시민들에게도 호소하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 이날의 퍼포먼스에 “예술가여, 자살을 권장합니다”라고 이름 붙였다.

“한국에서 예술 하는 것이 자살행위와 같다”는 서상도 씨. 서 씨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3개월에 한 번씩 정산해 준다. 처음 앨범을 냈을 때 3만 원이 돌아왔다. 두 번째에 10만8천 원이 돌아왔다”며 “말이 안 된다고 같은 음악 하는 형한테 말하니까 많이 들어왔다고 놀라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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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음원 1회 스트리밍에 0.36원이 들어온다. 3천 번 들어야 1천 원이 된다. 내가 낳은 자식 같은 음악이다. 사랑받아야 하는데 사생아처럼 여겨지는 것인지, 돈을 못 버는 것도 힘들지만, 마음이 더 아프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음원 수익 배분이 불평등하다.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정당하게 대가를 분배해야 한다”고 강조한 서 씨. 서 씨와 함께 찰리키튼은 생활고로 타계한 故최고운 씨를 기리며 직접 제작한 곡 ‘어느 죽음’을 불렀다.

노래를 듣던 조아라(30, 달서구) 씨는 무대 앞에 차려진 작은 분향소에 향을 피워 올렸다. 조 씨는 “스트리밍 시장의 현실을 알지만 다양한 음악을 들으려면 들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인디 뮤지션의 경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 창작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스트리밍이 좀 더 뮤지션에게 더 많이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디053 소속 김대형(31) 씨는 지역 뮤지션의 상황을 설명하며 “전업으로 하기에 포기상태라고 보는 게 맞다. 아르바이트든 대부분 다른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뮤지션 만의 힘으로 불합리한 제도를 바꾸긴 힘들다. 대중인식이 변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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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구시 중구 2.28공원에서는 찰리키튼 외에도 라이브오, 퍼펫머펫, 오늘도 무사히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편 바른음원협동조합에 따르면 현행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에 따라 음원 수익의 44%를 인접권자인 유통사와 제작사 가져간다. 40%는 서비스사업자 몫이고, 나머지 저작권자인 저작권협회와 저작자가 10%를, 실연자인 실연자연합회랑 실연자가 6%를 배분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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