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수성구청 펀드 손실 보전 처음부터 약속했나?

당시 자금 운용 담당 공무원, “확약서 받아” 주장
확약서 받은 시기 특정 못 해···“확약서는 찢어져”
당시 세입총괄 계장, “원금 보장된다고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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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0 09:38 | 최종 업데이트 2019-05-20 09:54

수성구청 펀드 손실금을 보전해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구은행이 처음부터 원금 보전을 약속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본시장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손실 보전을 금지하고 있다.

17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제10형사단독(부장판사 박효선) 심리로 대구은행 전·현직 임원이 수성구청 펀드 손실금을 보전해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이 열렸다. 공판은 검찰 측이 요청한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증인으로는 당시 자금 운용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공무원 A(60) 씨,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B(56, 당시 세입총괄 계장) 씨와 손실 보전 당시 대구은행 부행장이었던 C(56) 씨가 채택됐다.

A 씨는 검찰 증인신문 과정에서 펀드 가입 당시 손실을 우려해 가입 자체에 반대했지만, 상사인 B 씨 등이 가입을 결정했고 본인은 손실을 우려해 은행 측으로부터 손실 보전을 약속하는 문서(확약서)를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가입 서류 결재를 받으면서 확약서를 첨부 문서로 붙여갔는데, B 씨가 ‘이런 거 받으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 찢어버렸다”고 말했다. A 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구은행이 처음부터 손실 보전을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A 씨는 피고인 변호인단이 여러차례 확약서를 받은 시기를 물었을 때, 분명하게 답하지 못했다. 동시에 함께 증인으로 나섰던 B 씨는 확약서를 찢어버렸다는 A 씨 주장을 부인했다.

A 씨는 확약서를 받은 게 언제냐는 대구은행 측 변호인 질문에 “원금 보장 안 되는 펀드에 가입할 당시”라며 “그게 2008년 8월이라면 그때고, 2007년 2월이면 그때”라고 말했다. 수성구는 2007년부터 약 200억 원을 채권과 펀드 등에 가입해 운용 중이었고, 문제가 발생한 펀드는 2008년 8월에 가입했다.

변호인은 A 씨가 시기를 특정하지 못하자 “확약서 받을 당시 계장은 누구였냐”고 물었고, A 씨는 “B 씨”라고 말했다. 변호인이 계장을 물은 이유는 B 씨가 세입총괄 계장 업무를 맡은 시점이 2008년 5월이기 때문이다. 담당 계장을 확인하면 시기도 특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변호인은 A 씨가 담당 계장을 B 씨로 특정하자 이번엔 A 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선 확약서를 받은 시기를 2007년으로 특정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A 씨는 “연도는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 계장은 B 씨고, 대구은행 수성구청 지점장은 D 씨였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2008년 이 사건 펀드 가입 전에 가입한 펀드들도 손실이 날 수 있지 않냐”고 물었고, A 씨는 “원금 보장 안 되는 펀드를 처음 가입할 때 확약서를 받았다”고 말하면서 정확하게 시기를 특정하진 못했다.

세입총괄 계장 B 씨, “원금 보장되는 상품으로 알아”
변호인단, “원금 보장 상품? 대구은행이 약속?” 추궁

함께 증인으로 선 B 씨는 확약서를 찢어버렸다는 A 씨 증언은 부인했지만, 펀드 가입 당시에 원금이 보장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B 씨는 검찰 증인신문에서 “가입할 때 A 씨가 원금 보장되는 거라면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B 씨에 대해서도 A 씨 설명이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인지, ‘대구은행이 원금을 보장해준다’고 한건지 분명히 하라며 여러차례 질문했다. 박인규 전 은행장 측 변호인은 “원금보장상품이라는 것과 대구은행이 약속했다는 건 다른 말”이라며 “A에게 들은 이야기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B 씨는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재차 “손실을 메꿔주는 약속을 한 건 아니라는 거잖냐?”라고 물었고, B 씨는 “네”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다시 “약속은 없었다는 거잖아요. 확약서는 존재할 필요가 없잖느냐”고 물었고, B 씨는 “네”라고 답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박인규(65), 하춘수(66), 이화언(75) 전 대구은행장과 이찬희(63) 전 부행장(현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김대유(59) 전 공공금융본부장 등과 대구은행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당시 수성구 세입총괄 계장이었던 B 씨는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재판은 7월 10일, 피고인 측 요청 증인신문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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