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청년NGO활동가] (4) 대구경북진보연대 하수민

22:45

[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시 주최, 대구시민센터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19년에는 20개 단체와 20명의 청년이 만나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스민>은 대구시민센터가 진행한 청년NGO 활동가 인터뷰를 매주 수요일 싣습니다. 이 글은 ‘청년NGO활동가확산사업’ 블로그(http://dgbingo.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대구경북진보연대에서 하수민 활동가는 단체 특성상 유독 현장을 많이 다니고 있었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는 하수민 활동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구경북진보연대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자체 행사는 아직까지 없다. 지역의 다른 시민단체와 함께 연대활동을 주로 하는 편이다. 3월에는 민주노총 총파업, 후쿠시마 원전사고 8주기를 맞아 환경단체와 반핵, 반원전 활동을 했다. 4월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대구4.16연대 업무를 맡았다. 5, 6월에는 5.18 민주항쟁, 6.10민주항쟁과 관련된 활동을 한다.

​성주, 안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안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다. 얼마 전 안산에 갔을 땐, 아침 8시 대구에서 출발해 자정을 넘겨 돌아왔다. 다음날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공연이 있어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했다. 일정이 계속될 땐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대구4.16연대 활동은 내 가치관과 맞아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이 세월호 참사 5주기였다. 세월호 참사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군대에 있을 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세월호 참사 2주 전만 해도 나는 배를 타고 있었고, 고등학교 수학여행도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갔다. 당시 남일 같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 당시 충격적인 기억이 하나 있다. 나라에 사건, 사고가 나면 장병들은 휴가, 외출 등이 제한되는 상황이었다. 전우들이 자신의 이익과 충돌하면서 세월호 참사에 적대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봤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이 고민한 계기였다. 활동하면서 세월호 참사의 본질을 잊지 않고자 한다. 세월호 참사의 본질은 구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그 본질이 흐려지지 않도록 집중하고자 한다.

청년NGO활동확산사업에 참여하기 전엔 어떤 활동을 주로 했는지?
=학생이었기 때문에 따로 활동을 크게 하진 않았다. 지잡대(지방대학생들의 잡학다식한 대국민담화)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방대학생 관점으로 사회 현안, 역사적 사실을 공부하고 토론한 내용을 팟캐스트로 제작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는 연극을 전공했다. 졸업 공연의 일환으로 재일조선인에 대한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일본에서 조선 국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민족이다. 이 분들은 나라가 갈라지기 전에 일본으로 가서 살았다. 그래서 남과 북 모두 자신의 조국이 아니다. 사실상 무국적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상징적으로 조선 국적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나눴다.

▲팟캐스트 녹음현장. 뒤에서 손을 펴고 있는 하수민 활동가.

우리나라 역사가 참 복잡한 것 같다. 침략도 많이 당했고, 식민 지배도 당했고,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니 좌우로 분열되다가 전쟁까지 겪었다.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로 냉전을 유지하고 있는데, 사실 이 불행한 역사의 제일 밑바닥에 재일조선인이 있다.

청년NGO활동확산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나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하는 것이 공익이라 생각한다. 탄핵시국을 겪으면서 시민사회단체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첫 걸음으로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대구경북진보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단체의 이름이 대변하고 있다. 진보적 성향과 색채를 가진 단체들이 연대해서 꾸린 것이 대구경북진보연대다. 민중이 주인이 되는 운동을 하는 단체라 보면 될 것 같다.

민중이 주인이 되는 운동을 하는 단체?
=자본, 이윤이 우선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권리, 시민의 권리를 우선시 하는 것이 민중이 주인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단체 분위기는 어떤가?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나를 잘 챙겨주신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단체에서 하수민 활동가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대구경북진보연대는 집행위원장 한 분께서 주된 업무를 한다. 광주 5.18재단에서 주관한 시민공모사업을 맡았다. 대구·경북 대학생들과 함께 광주역사기행을 기획했다. 5.18묘역, 금남로 일대, 전남대 등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을 답사하고, 다음 날엔 목포 신항을 방문해 거치된 세월호를 보고 왔다.

단체활동을 통해서 어떤 것을 배우는가?
=내가 생각 못했던 부분들이 있다. 민주노총 총파업에서 주장하는 바를 몰랐다. 활동하면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다 보니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힌 것 같다.

청년NGO활동을 하면서 변한 것이 있다면?
=수박 겉핥기 정도로 알았던, 아예 몰랐던 사안을 알아간 게 제일 큰 변화였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는 몰랐었다. 인혁당 추모식에 가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활동가들이 너무 적은 것 같다. 단체는 많은데 그 단체가 그 단체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지만, 일단 사공이 많아야 활동이 지속 가능할 것 같은데 활동가가 적은 것이 너무 아쉽다. 활동가가 더 늘어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