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조업정지 10일’, 과징금 6천만 원으로 대체될까?

16:10

7일 한국철강협회(회장 최정우 포스코회장)는 포스코, 현대제철 고로(용광로)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조업정지 10일’ 처분 절차를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업정지 10일이 이뤄지면 고로 정상가동에 3~6개월이 걸린다며 8천억 원의 매출 손실 우려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했는지,  행정처분이 이뤄지면 곧바로 공장이 멈추는지 따져봤습니다.

국내에는 포스코 9기(포항4, 광양5), 현대제철 3기 등 총 12기의 고로가 운영 중입니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로 만드는 고로는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15~20년간 쇳물을 만듭니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가스와 분진은 모두 포집, 회수해 처리합니다.

▲제철소 고로 설비. 정비시에는 안전변(블리더)를 수동으로 개방해서 가스를 배출한다. 이때는 집진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사진=한국철강협회]

그러나 2달에 한 번꼴로 이뤄지는 정기적인 고로 점검, 정비 시에 수동 안전밸브를 통해 배출하는 오염물질은 포집, 회수하고 있지 않은 겁니다. 작업 과정은 이렇습니다. 정비 시에 송풍을 멈추는데(휴풍) 고로 내부 압력이 외부 대기 압력보다 낮아지면 가스 폭발이 있을 수 있어 수증기를 주입해 공기 유입을 차단하고, 고로 상단에 있는 안전밸브(블리더)를 수동으로 개방합니다.

대기환경보전법상 방지시설 없이 오염물질을 배출하면 안 됩니다. 환경부는 배출 가스를 포집하지 않고 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이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광역자치단체에 의뢰했습니다.

전라남도, 충청남도, 경상북도가 차례로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했습니다. 전남도는 청문 절차를 밟고 있고, 충남도는 행저처분을 통지했습니다. 경상북도는 지난 5월 27일 사전 통보했고, 오는 11일까지 의견진술을 받습니다.

철강협회 쪽은 대부분 수증기가 배출되고, 잔류가스 배출에 의한 환경영향은 미미하다면서 안전밸브 운영과 관련해 새로운 기술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배출된 물질과 배출총량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고, 환경영향은 제대로 조사된 적이 없다”면서 “귀책사유로 행정처분을 받은 마당에 먼저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지역경제를 볼모로 삼는 태도는 변함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배기구. [사진=포항환경운동연합]

앞서, 조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해 해명한 곳은 철강협회입니다. 포스코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 다만, 철강협회 회장을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맡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경제적인 손실이 엄청나다며 조업정지 처분이 과하다고 주장합니다. 노조도 나섰습니다. 한국노총 포스코노조,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환경단체가 철강업계를 모르고 조업정지 처분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는 밝혔습니다.

행정처분 사전 통지가 내려지면, 의견진술을 서면으로 받습니다. 그리고 청문 절차를 거칠 수도 있는데요. 대면으로 증빙자료를 제출하거나, 처분이 부당하다든지, 과징금으로 대체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경상북도가 어떻게 할지 판단을 합니다. 경상북도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과징금 대체 요구를 받아들이면, 과징금은 6천만 원입니다. 법에 정해진 것이라 깎지도, 늘릴 수도 없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징금 대체 여부는 광역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재량권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잘못이 명백합니다. 그러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대처를 마련하겠다고 해야 하잖아요. 지역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만 하고, 공식 입장도 안 내고 있어요. 그럼 앞으로도 계속 배출할 건가요? 자가측정 자료가 있는데 공개하고 있지 않아요. 기술적 한계라면 시민들에게 납득이 가도록 이야기해야죠. 그러면 시민들은 계속 피해를 입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