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청도송전탑 농성 주민, 한전에 최대 9,600만원 지급하라”

한전, "공사 종료된 만큼 주민 피해 최소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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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0 18:52 | 최종 업데이트 2015-11-10 19:33

대구지방법원은 한국전력이 송전탑 공사를 방해했다며 청도 삼평리 주민을 상대로 낸 집행문 부여 소송에서 주민 5명이 각각 이행강제금 1,920만 원씩, 합 9,600만 원을 한전에 지급하도록 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공사장 진입로에 설치된 망루가 공사를 방해했다고 했지만, 입구에 설치된?장승도 공사를 방해했다는 한전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기각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1민사단독(서범준 부장판사)은 10일, 원고 한전이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주민 이 모씨(77) 등 5명에 대한 집행문부여 여부를 가리는 재판에서 “피고에 대한 각 1,920만 원의 강제집행을 위하여 원고에게 각 집행문을 부여하라”고 판시했다.

이행강제금 1,920만 원은 2014년 4월 16일부터 공사가 재개를 앞둔 같은 해 7월 20일까지 96일 동안 매일 부과된 20만 원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앞서 2014년 2월 한전이 주민 등 23명을 대상으로 대구지방법원에 신청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며 해당 주민이 공사부지(삼평리 산 24-5 등)에서 공사를 방해할 시 한전은 1인당 하루 2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행강제금 1,920만 원이 부과될 수 있는 주민은 이 모씨(77), 이 모씨(77), 김 모씨(64), 이 모씨(49) 빈 모씨(51)다. 이들은 송전탑 공사 현장 진입로에 있는 망루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재판 과정에서도 망루를 설치한 사람은 밝혀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모씨 등 5명이 공사를 방해한 행위로 ▲망루 설치를 모의했으며 ▲설치된 망루에서 농성한 사실을 꼽았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망루 설치에) 물리적으로 직접 가담했다는 사실은 인정되지 않지만, 불상의 사람들과 움막을 설치하고 공사를 방해하기로 결정하고 농성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망루를 직접 설치하지는 않았다?하더라도 망루를 설치한 누군가에게 망루 설치를 요청하거나 모의했으며, 이 망루가 96일 동안 공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서범준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움막 설치 일시, 기간, 움막 전면에 설치된 현수막 내용, 변론 과정에서 드러난 사정 등을 보면 원고가 주장하듯 피고인들이 움막 설치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4년 3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공사를 시도한 적이 없어 방해도 되지 않았다”는 주민 측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는 움막 설치 이후 철거를 요청하고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시도를 한 사정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매일 공사를 하기 위해 진입을 시도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피고들이 공사 방해 행위를 하는 사정하에서 원고에게 기대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라고 밝혔다.

주민 측 이승익 변호사(법무법인 참길)는 “망루를 설치했느냐 하지 않았느냐가 중요하다”며 “단순한 법 논리 외에도 전력 수급에 관한 기본 정책의 문제점, 송전선로 건설이 정당한지 아닌지도 고려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아쉬운 심정을 말했다.

주민 빈 씨는 “망루 설치로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망루를 설치하지도 않았고, 망루도 대부분 사람 없이 비어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변홍철 청도345kV송전탑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망루를 설치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단순히 주민들이 망루 설치에 관여했을 것이라는 추정만으로 송전탑 설치 때문에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집행문을 부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항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전 관계자는 “판결 내용을 검토하고 관련 부서의 의견을 모아 항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며 “공사는 종료됐기 때문에 법리적 논쟁을 떠나 주민 화합 차원에서 이행강제금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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