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홍복조 달서구의원, 같은 당 수성구의원 발언 그대로 베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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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복조 달서구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복조 달서구의원(월성1, 2동)이 같은 당 수성구의원의 본회의 ‘5분 발언’ 원고를 그대로 베낀 사실이 드러났다. 시민단체는 민주당 대구시당의 징계를 요구했고, 대구시당은 홍 의원에 대한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16일 우리복지시민연합에 따르면 홍복조 의원은 3월 26일 달서구의회 본회의에서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위한 의회 사무국과 전문위원실 조직개편에 대한 제안’을 주제로 5분 발언을 하면서 육정미 수성구의원의 원고를 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정미 수성구의원의 5분 발언 내용(위) 홍복조 달서구의원 5분 발언 내용(아래).

수성구의회와 달서구의회 홈페이지 올라 온 두 의원의 5분 발언을 보면 선택한 단어, 문장 등 거의 대부분 내용이 같다. (홍복조 의원 5분 발언 / 육정미 의원 5분 발언)

지난 3월 16일 육정미 의원은 민주당 기초·광역의원들의 단체채팅방에 ‘보다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위한 수성구의회 사무국/전문위원실 조직개편을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5분 발언 자료를 사전에 공유했다. 하루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렸다. 26일 수성구의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할 계획이었던 육 의원은 정보 제공 차원에서 사전에 동료 의원들에게 공유한 것이다.

홍 의원은 육 의원에게 참조하겠다고 연락했고, 육 의원은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홍 의원은 육 의원보다 4일 앞선 22일 본회의에서 발언하면서 원고도 거의 고치지 않고 표절한 것이다.

육정미 의원은 “기초의회 활동을 하면서 인사독립이 중요하다고 느껴서 심사숙고해서 쓴 발언문이라 단체채팅방에 올렸고, 참조하겠다고 해서 저보다 뒤에 발언을 하시라고 했다”며 “그런데 저보다 며칠 먼저, 다 베껴 발언한 사실을 달서구의회에서 알려줘서 알게 됐다. 홍 의원에게 항의했고, 미안하다고 하니까 화가 났지만 같은 당 의원이라 사전에 공유한 제 탓만 했다”고 말했다.

홍복조 의원은 “육 의원이 먼저 하고 해야 하는데 날짜를 생각 못하고 며칠 먼저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렸다”고 말했다. 참고는 할 수 있지만, 왜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베꼈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중간 중간 내용 수정을 못했다. 그건 제 잘못이다”고 말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표절은 범법행위다. 의회 홈페이지 5분 발언을 확인하면, 위의 표절 사례 뿐 아니라 모든 내용을 홍복조 의원이 표절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며 “같은 당 의원의 5분 발언을 베끼기 한 홍복조 의원을 강도 높게 징계할 것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시당 차원에서 시의원·구의원들의 활동을 다 관할하지 못하고 있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홍 의원에 대한 조치는 있어야 한다고 보고 논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비례대표, 2018년 지역구에서 당선해 재선한 홍복조 의원은 달서구의회 윤리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