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생활기록부] “‘총선용’이라 비난해도 구미시 발전 위해”

[인터뷰] 정세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의원
당선 후 매일 민원일지 써와···“부끄럽지 않은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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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09:07 | 최종 업데이트 2019-07-23 11:14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구미 시민은 시장만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6명인 도의원 중 절반도 민주당으로 선택했다. 민주당은 구미 도의원 선거구 6곳 중 5곳에 후보를 냈고, 정세현 경북도의원은 도량동, 선주원남동 후보로 나섰다. 상대는 현직 도의원인 자유한국당 후보였다. 한국당 텃밭 경북에서 한국당 후보와 1대 1 대결이었다. 많은 사람이 그의 당선을 생각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여론조사에서도 난 안된다고 나왔다”며 웃었다.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정세현 도의원(사진=경북도의회)

지난 17일 경북 구미에서 만난 정 의원은 1년 동안의 첫 의정 활동에 나름대로 합격점을 줬다. 정확하게는 “부끄럽지 않다”고 정 의원은 표현했다. 얼굴 보기 힘들어서 ‘군대 간 거 아니냐’는 부모님 투정을 들어야 할 정도로 의회에 충실하게 지낸 덕분이다.

정 의원은 매일 ‘민원일지’를 쓴다. 하루에 적어도 1~2건의 민원을 처리한 과정을 기록하는 일지다. 도의원이 된 후 처음 3, 4개월은 민원 처리 과정이 5단계, 6단계까지도 필요했다. 이제는 간단한 민원은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예산 집행 구조와 행정 체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육교 보수를 해야 하는 일이 민원으로 들어왔어요. 그러면 고민을 해보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신속하게 보수를 할 수 있을까. 그곳이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통학로라는 걸 알게 됐죠. 그러면, 별도로 추경 예산을 편성할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담당 부서에 연락을 해서, ‘이곳이 학생들 통학로인데, 넘어지고 다치는 일이 있다’고 시급하게 보수가 필요하다고 했죠”

‘경상북도교육청 교육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대표 발의한 것도 예산 집행과 행정 체계에 대한 그의 이해를 보여준다. 교육재정안정화기금 조례는 예산 수입의 예상치 못한 감소나 증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 같은 것이다. 예상치 못한 수입이 발생했을 때 무분별한 선심성 예산 사용을 막고, 예상치 못한 수입 감소가 발생했을 때 안정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통 공무원은 예산이 적다고 생각하고 예산을 편성해요. 그런데 세금이 더 걷혀서 예산이 좀 넉넉해지면, 계획에 없던 예산이 생기니까 선심성, 소비성, 낭비성 예산으로 사용돼요. 사용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니까요. 교육에서 중요한 부분이 필요한 타이밍에 필요한 만큼 예산을 쓸 수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이걸 저금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고, 재정안정화 기금 조례를 만든 거예요. 필요할 땐 기금의 50%까지만 위원회 심의를 통해서 사용할 수 있게 했어요”

▲지난 17일 경북 구미에서 만난 정세현 도의원. (사진=정민혜 공공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

개인 능력이 출중하고, 열심히 노력해도 주변 도움이 없으면 목적을 관철하기 어려운 곳이 의회다. 조례 하나를 발의하고 통과시키는데도 다른 의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 의원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경북도의회는 크게 두 가지 이해관계로 얽혀 의원들이 다투거나 협력하게 된다. 그중 첫 번째는 단연 지역이다. 같은 시·군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지역 발전’이란 대의 앞에 당과 관계없이 협력적인 관계가 된다.

“한국당 구미 도의원은 선수가 훨씬 높아요. 그런데 민주당은 전부 초선이잖아요. 우리 세 명이 뭉치지 않으면 못 살아남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함께 같은 목소리를 내고 같이 움직이구요. 선배님들도 많이 이끌어주셨어요. 8개월 동안은 1시간 30분, 2시간 일찍 출근하기도 했어요. 동료 의원한테 먼저 인정받지 못하면 공무원한테도, 지역민한테도 인정받지 못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 이해관계는 새로 구성된 11대 도의회에서 부각되는 정당 간 이해관계다. 정당이 다르다는 것이 단순히 ‘소속’의 차이에 그치는 것은 아니어서 어려움도 있다. 정견의 차이가 발생하고 마련이고, 정치적 해석에 따른 다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도 정 의원은 ‘대립’ 보다는 ‘조정’에 더 무게를 둔다. 목적 달성을 위한 일종의 역할 분담이다.

“통합 공항 이전 결의문 낼 때, 결의문에 너무 한국당 입장이 반영된다고 하면 저희 입장에선 일단 문제가 되는 문구를 바꾸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러면 내가 민주당이고, 당신은 한국당이어서 문구 못 바꾸는 거냐고 싸우는 것보다 ‘아이고 위원장님, 저 한 번만 살려주이소’ 이렇게 접근해요. 보기에 따라서 오해를 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우리가 어떤 걸 얻어내기 위해선 내 팔도 하나 내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부끄럽지 않은 1년을 보냈다는 정 의원은 다가오는 1년을 지역에 충실한 시간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스스로 평가할 때 지난 1년은 상대적으로 지역보다 의회에 충실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초선으로서 민원 처리하고 의회 업무를 익히면서, 동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었다.

“지난 1년은 의회에 충실했다면, 앞으로는 구미 전체에 필요한 것을 고민하고 싶어요. 물론 1년 동안 구미 일을 안 했다는 의미는 아닌데, 앞으로 1년은 조금 더 구미시에 집중해서 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뭘까 고민하고 있어요. LG화학 상생형 일자리는 1탄이라고 보고요. 2탄, 3탄 준비해서 구미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죠. 누구는 총선용이라고 말하기도 할 텐데요. 총선용이라고 해서 그럼 안 할 건가요? 장세용 시장님을 위한 게 아니잖아요. 구미 시민을 위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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