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환섭 대구지검장, “윤중천 증거서 ‘윤석열’ 확인되는 객관적 자료 없어”

<한겨레21>, 윤중천-윤석열 의혹 보도
여야 대응방식 뚜렷한 차이, 한국당 적극 질의
여환섭, ‘재수사 당시 면담 방식으로 윤중천에게 확인’

17:13

여환섭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은 검찰 스폰서 건설업자 윤중천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접대한 적 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도 검찰이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한겨레21> 보도 내용 대부분을 부정했다. 여환섭 검사장은 당시 감학의 전 차관 사건 검찰수사단장이었다.

<한겨레21>은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이 김학의 사건 재조사 과정에서 윤중천로부터 압수한 전화번호부, 명함, 다이어리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윤석열이란 이름이 있는 걸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21>은 또 조사단이 윤 씨로부터 윤 총장과 친분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고, 윤 씨의 원주 별장에서 윤 총장을 접대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덧붙여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사단은 이를 ‘진술보고서’에 담아 검찰에 넘겼다.

해당 보도를 한 기자는 같은 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 보도와 관련해 사안을 잘 아는 3명 이상의 취재원을 확보했고, 보도가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검찰이 관련 보고를 받고도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은 점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자는 “관심은 ‘윤석열 총장이 정말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느냐?’라는 질문이 더 앞선다. 그런데 그것보다 저의 보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런 진술이 있었고, 그 진술 자체에 대한 조사, 그러니까 ‘진실 유무에 대한 조사 자체가 없었다’라는 것이 더 방점이 찍혀 있었다”고 말했다.

▲여환섭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대구MBC 유튜브 갈무리)

<한겨레21> 보도 후 이날 오후로 예정된 대구지방검찰청 국정감사에 이목이 집중됐다. 대구지검 검사장이 당시 김학의 사건 재수사를 총괄한 수사단장이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에서는 해당 보도에 대한 여야 대응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관련해 일절 질문을 하지 않은 반면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권은 질문 시간 대부분을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데 썼다.

여환섭 검사장은 “접대 진술이 있는 건 아니”라며 “만난 적도 있는 것도 같다는 취지의 조사 당시 과거사위 조사단 관계자와 (윤중천의) 면담보고서가 있다”고 말했다.

여 검사장은 “그 후에 과거사위가 정식 조사를 하는데 정식 조사 기록에는 전혀 언급이 없고, 초기에 외부에서 조사단 관계자가 윤중천을 만났을 때 윤중천이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하더라는 일방적으로 요약 정리한 자료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 검사장은 “기록을 인계받은 후 윤중천에게 면담 보고와 같은 이야길 한 적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이야기한 적 없다고 했다”며 “1, 2차 수사기록이라든지 다른 자료에 윤석열에 대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진행 못 했다”고 덧붙였다.

여 검사장은 “(면담 보고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범죄 혐의가 되는 것도 아니고, 검찰에서 수사할 명분이 있는 것도 아니”라며 “그조차도 윤중천은 그런 이야길 했다고 하지 않았고, 전화번호부나 다이어리 등 객관적인 흔적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떻게 할 이유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 검사장은 몇 차례 아주 많은 전화번호가 있었지만 윤석열이란 이름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 검사장은 윤중천을 불러 조사했다는 진술 기록이 있느냐는 채이배 의원(바른미래당, 비례) 물음에는 과거사위처럼 면담 차원에서 이야길 들은 수준이어서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여 검사장은 “조서를 남기려고 했는데, 윤중천이 구속된 후 출석 자체를 거부해서 조서를 남길 수 없었다”며 “지금이라도 윤중천을 불러 물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 몇몇은 메모지에 언론 보도 관련 질문 요지를 미리 준비해 왔다. (사잔=대구MBC 유튜브 갈무리)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시고성군)을 필두로 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여 검사장 대답에 근거해 해당 보도를 ‘윤석열 찍어내기’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재 의원(서울 강남구병)은 “조국 전 수석 일가를 수사하는 윤 총장을 향한 뜬금없는 성접대 의혹제기는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윤석열 찍어내기 위해 조국과 청와대, 집권 여당의 작전 세력의 작품”이라고 주장했고,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도 “검찰에 대한 거대한 음모가 시작됐다. 찍어내기 방식도 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광덕 의원(경기 남양주시병)은 “채동욱 총장 혼외자 기사 나왔을 때 채 총장 대응을 보고 100% 사실이겠구나 생각했다”며 “윤석열 총장 대응하는 걸 보면 정말 기사가 가짜겠구나 그런 생각을 확실히 했다”고 윤 총장을 옹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검찰개혁과 관련된 현안 질의를 하는 데 집중하면서 보도와 관련된 질문은 전혀 하지 않았다.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만 “한국당 의원님들 말씀 들으면 채동욱 총장을 당시 정권에서 찍어냈다는 걸 인정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도) 그게 성립되려면 황교안 당시 장관이 채 총장 미뤄내는 발언을 했는데, (지금은) 그런 구도가 아니지 않느냐. 사실이 아닌 걸 연결하려 하지 말고 채 총장 불법적으로, 부당하게 찍어낸 거 반성하시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