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 주민·마을 목수들, 노숙인들에게 시·노래·밥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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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1 18:46 | 최종 업데이트 2019-10-11 18:47

“동절기가 다가올 때 따뜻한 밥 한 끼 나누고 싶었다.” 노숙인, 쪽방 주민들과 함께하는 “시·노래 그리고 밥” 행사를 공동주최한 신경식(63) ‘나눔과 베풂’ 대표의 말이다. “시·노래 그리고 밥”은 올해 2회째다. 쪽방, 노숙인들의 모임인 나눔과 베풂, 다울건설협동조합이 공동 주최했다.

11일 오후 4시 국채보상운동공원 기념관 2층에서 쪽방 거주인, 노숙인 쉼터 거주인,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노숙인들이 직접 노래, 시낭송 등의 문화 공연을 준비했다. 100여 명이 자리에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가수 우창수, 김은희, 전영미 씨, 조성웅, 김수상 시인도 나눔을 보탰다.

▲11일 오후 국채보상운동공원 기념관 2층에서 노숙인, 쪽방 주민들과 함께하는 “시·노래 그리고 밥” 행사가 열렸다. 나눔과 베풂 신경식 대표도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신경식 대표도 무대에 올라 윤복희 씨의 ‘여러분’을 불렀다. 신 대표는 “쪽방 거주민, 노숙인들에 대해 사람으로 인정을 잘 안해주는 것 같다. 파지를 주워 팔기도 하고, 일거리가 있으면 나가기도 한다. 함께 나누고 싶어 이 노래를 선곡했다”며 “혼자는 힘들지만 이렇게 따뜻한 밥 한 끼 함께 나누면 그만큼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대구자원봉사능력개발원이 운영하는 행복나눔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자립을 위한 기술을 배우면서 조기현(53) 다울건설협동조합 대표를 만났다. 마을목수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집수리, 방수, 도배 등의 기술을 익혔다. 신 대표는 “구청마다 재개발을 많이 하는데 기술을 배워 집 수리, 도배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 돈이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거주하는 사람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다울건설협동조합은 쪽방 주민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나무도마를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 이번 행사 비용을 마련해 150인 분의 식사를 준비했다. 미혼모 자립을 지원하는 아가쏘잉협동조합도 수건, 떡도시락으로 따뜻함을 보탰다.

조기현 대표는 “지난해 폭염과 관련한 행사가 열리던 날 한 쪽방 주민의 고독사를 보면서 치유와 문화나눔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밥 한 끼도 중요하지만, 고독함을 느끼게 하지 않을 시, 노래 등 문화 나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식, 조기현 대표는 매년 이 행사를 열겠다고 입을 모았다. 공연이 끝나자 같은 색 티셔츠를 입은 쪽방 거주인들은 국채보상기념관 마당으로 분주히 움직였다. 이들은 반월당, 대구역 등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을 위한 소고기 국밥을 담기 시작했다. 조기현 대표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한 편의 시가 며칠 거리에서 굶어 본 사람들의 밥 한 끼처럼 절실했으면 좋겠다는 것. 그게 문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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