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40주기 추모제···‘통합’ 강조한 민주당, 비난 집중한 한국당

장세용-김현권 민주당 단체장-국회의원 첫 참석
“화두는 통합”,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자”
한국당, 시장 추도사 반박하고 “좌파 정권” 비판

14:15

“화두는 통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은 박정희 40주기 추모제’를 참석한 후 ‘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추모제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과 단체장들은 에둘러 장 시장을 비판하거나 문재인 정부를 ‘좌파 정권’으로 규정하며 각을 세웠다.

26일 오전 구미 상모동 박정희 생가터에서 열린 ‘박정희 40주기 추모제’는 추모제 시작 전부터 추모객 발길이 이어졌지만, 참석자 수는 예년에 미치진 못했다. 약 500명이 참석한 39주기 추모제와 비교하면 이날은 추모객은 300여 명 수준에 머물렀다.

대신 앞선 추모제엔 참석하지 않았던 권영진 대구시장이 시장 임기 중엔 처음 참석했고, 김현권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론 처음 추모제에 참석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백승주 의원(자유한국당, 경북 구미갑)을 통해 “더 부강하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추모의 말을 전해왔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40주기 박정희 추모제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누구보다 주목을 끈 인물은 장세용 구미시장이다. 장 시장은 당선 후 박정희 추모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박정희 지지 세력과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에는 민주화운동 이력을 강조하면서 추모제 참석을 하지 않아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초헌관을 맡기도 했다. 장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생가터에 도착해서 제례복을 갖춰 입은 후 10시 30분부터 초헌관으로 추모제에 참석했다.

장 시장은 추도사를 통해서 통합을 강조했다. 장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님의 40주기를 추모하는 오늘, 저는 구미시장으로서 첨단공업도시 50년의 역사를 태동시킨 고인의 장대한 꿈을 되새겨 본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국가 발전을 최우선에 둔 국가주의적 실용주의자’라고 평가했다.

장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님의 풍운의 삶과 정치적 평가를 둘러싸고 고인의 유지와 관계없이 이견이 그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저는 감히 제안한다. 박정희 대통령님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우리 세대가 아닌 후대의 몫이자 역사의 몫이다. 시민들의 화해와 통합으로 지금의 경제난국을 돌파하자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처음 추모제에 참석한 김현권 의원도 마찬가지였다. 김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마음을 다해 추도한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추도한다. 젊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한 사람으로서 추도한다”고 운을 뗀 후 통합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아는 역사는 늘 정의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전진만 하지도 않았다. 오점으로 군데군데 얼룩져 있기도 하다”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서로 인정하자. 존중하자. 그리고 힘을 합치자. 제가 먼저 여러분들에게 손을 내밀겠다. 그 손을 뿌리치지 말아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나 일부 참석자는 통합보다 갈등을 선택한 것처럼 보였다. 일반 참석자 중에서 일부는 장 시장이 추도사를 하는 동안 “야 우리가 (평가)하지, 누가 하노!”라거나 욕설 섞인 고성을 질렀다. 백승주 의원도 추도사를 하면서 미리 준비된 추도사엔 없던 “이미 역사적 평가는 이루어졌다”는 말을 덧붙여 장 시장 추도사를 반박했다.

백 의원은 “대통령 각하께서는 지금 오늘날에도, 그리고 다가올 날들에도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남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미 역사적 평가는 이루어졌다.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이시기에 나라가 어렵고 혼란스러워져 가는 지금, 각하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장석춘 의원(경북 구미을)도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데 열을 올렸다. 장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은 좌파 정권이 들어서고부터 국론 분열과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까지 대한민국 전체가 경제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이라는 굴욕적 합의 이후 북한 비핵화는 전무하다. 오직 우리의 자주국방 약화로 이어졌다”고 비난했다.

장 시장은 추모식이 끝난 후 생가보존회 사무실에서 보존회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눈 후 낮 12시 30분께 생가터를 떠났다. 장 시장은 생가터를 떠나면서 기자와 만나 “화두는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론 (박정희) 생가에 갔다가 왕산기념관도 갔다가 서로 교류하는 구미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