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벗’ 권영국 변호사, 정의당 입당···정치 재도전

[인터뷰] 권영국, "국회에서 노동자 권리 위해 싸울 것"

10:55

권영국 변호사가 28일 정의당에 입당했다. 오전 11시, 정의당은 권 변호사와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을 포함한 노동활동가·청년변호사 9명 입당식을 국회 정론관에서 연다. 권 변호사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경주에 출마해 당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15.9%(2만253표)를 득표했다. 권 변호사는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다.

권 변호사는 과거 통합된 진보 정치 실현을 위해 시민혁명당을 추진했고, 20대 총선에 출마하면서는 정치 권력 쟁취를 강조했다. ‘통합된 진보 정치’, ‘현실 정치에서 권력 쟁취’를 말하는 권 변호사가 입당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권 변호사는 입당 이유로 정의당의 정체성 강화, 노동 중심성 강화를 꼽았다. 정의당의 불분명한 정체성은 조국 전 장관 임명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상황에서, 노동자 민중의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에 정착한 경북노동인권센터장을 맡은 권영국 변호사.

권 변호사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조 전 장관 임명 과정에서 정의당은 자체 판단을 유보했다. 정의당의 정의, 공정이 무엇인지 묻는 비판이 있었다”며 “민중 진영의 정치 세력이 필요한데 지지부진한 상태가 이어졌다. 곧 불평등 심화, 계층 격차 확대로 이어졌다. 현존하는 대중성 있는 정당에서 노동자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다시 도전할 것인지, 비례대표로 도전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랐던 선거법 개정안이 1월 말 국회 본회의 자동 회부를 앞두고 있어, 유효한 선거전략을 점치긴 어려운 상황이다. 권 변호사는 “선거 제도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구도도 달라진다. 출마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실제로 승리해야 한다”며 “선거 제도 방향에 따라 열어두고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총선 이후 경주에 정착해, 경북노동인권사무소를 개소하고 노동 사안, 지역 사안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권 변호사는 지역 노동 사안인 포스코 산재 사고 관련 인터뷰를 했다가 포스코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권 변호사는 선거 전략에 따라 비례대표로 출마하더라도 지역에서 소수, 비주류의 목소리를 꾸준히 대변할 계획이다.

권 변호사는 “지난 총선에서 (권영국 당시 후보에 대한) 경주 소수, 비주류의 목소리가 외형적으로 드러났다. 이 목소리를 어떻게 공개된 공간으로 이끄느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어떤 방식이든 지역에서 소수·비주류의 목소리를 드러내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한 지역 활동 과정에서 권 변호사는 ‘TK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역 정치 부재’도 실감했다. 현역 국회의원의 정치는 지역 주민의 주거환경, 환경권에 더해 문화적 권리 향상에는 관심 없이 조국 전 장관 논란 속에서 당에 충성하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권 변호사는 “김석기 의원은 지역 기득권 쪽, 그리고 당내 충성 경쟁에 치중해 지역에서도 비판이 있다”며 “건천 송선리 환경 훼손과 주민 피해, 폐기물 소각장 등 문제가 심각한데 ‘감내해야 할 문제’로 치부하는 것 같다. 왕정 복원 문제도 알맹이가 빠졌다. 그런데도 삭발은 누구보다 빠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권 변호사는 “경주는 관광도시지만, 노동자가 살고 있고 시민 절반 이상이 노동자의 가족이다. 노동은 보편적 문제”라며 “국회에서 노동의 권리, 불평등, 청년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원내에 들어가서 싸울 것이다. 우리 사회가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평등한 사회로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1985년 대학 졸업 후 병역특례자로 경주 방산업체 풍산금속에 입사해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87년 6월 항쟁 이후, 노동자 대투쟁 국면에서 풍산금속 안강공장의 노동조합 설립에 참여했고, 1989년 파업을 주도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2002년 민주노총 초대 법률원장, 2008년 민변 노동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