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적천사 은행나무 노란 단풍 장관

절보다 더 이름난 천연기념물 800살 은행나무

15:47

신라 천년고찰 청도 화악산 적천사 앞뜰이 은행나무 노란 단풍으로 덮였다. 노란 잎과 은행만으로 장관을 펼친 은행나무 두 그루의 나이는 암나무가 800살, 수나무가 500살에 달한다. 11월 초에 시작된 노란 단풍의 향연은 이번 주말을 절정으로 다음 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적천사 은행나무, 왼쪽이 800년 수령의 암나무 (사진=정용태 기자)

주지 혜범 스님은 “한적한 고찰인 적천사는 절보다 은행나무가 더 유명하다. 지난주부터 절을 찾는 분들이 부쩍 늘었는데, 은행나무를 보고 마음이 편해지시길 바란다. 더불어 우리 불교를 아는 기회도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도군에 따르면 ‘수령은 약 800∼1,000년으로 추정되고 나무의 높이는 28m, 가슴 높이 둘레는 11m, 수관(樹冠)의 폭은 동서로 28.8m, 남북으로 31.3m’에 달한다. 암나무 밑에는 잎과 함께 떨어진 노란 은행도 지천이다. 다만 지난해는 해거리로, 올해는 태풍이 세 번이나 불어서 수확이 많지는 않았단다.

▲적천사 주지 혜범 스님과 은행나무(사진=정용태 기자)

청도 적천사는 동화사의 말사로 서기 664년(문무왕 4년) 원효대사가 수도하기 위해 지은 토굴에서 시작됐다. 828년(흥덕왕 3년) 심지왕사가 중창, 고려시대에 와서는 보조국사 지눌이 1175년(명종  5년) 크게 중창했다. 천연기념물 제402호인 적천사 은행나무는 지눌이 짚고 다니던 은행나무 지팡이를 심은 것이라고 전한다. 전국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는 사찰은 양평 용문사, 영동 영국사, 금산 보석사, 청도 적천사 네 군데 뿐이다.

▲대웅전 앞 괘불대 지주 (사진=정용태 기자)

청도역에서 밀양으로 4Km쯤 가면 오른쪽에 적천사 푯말이 섰다. 푯말을 따라 우회전해서 3Km, 좁은 마을길 지나 산길 오르면 적천사다. 은행나무 말고도 조선 괘불탱화(1695년)와 그 지주가 보물 제1432호 ‘적천사괘불탱및지주’로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