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여자가 타야” 공직사회 여전한 여성차별

대구 북구청 공무원노조 존경하는 간부·구의원 설문조사
유병철, 고인경, 안경완 존경하는 구의원 베스트3에

12:00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경북본부 북구지부는 13일 존경하는 간부 공무원 및 구의원 설문조사 결과, 하급 직원을 배려·존중하는 간부 공무원이나 구의원도 많지만, “커피는 여자가 타야한다”거나 특정 여직원 편애하고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는 간부·구의원이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고 밝혔다.

공무원노조는 2013년부터 매년(2014년 제외) 간부 공무원 설문을 실시했고, 2017년부터 구의원에 대한 설문도 시작했다. 13일 공개한 설문조사는 6급 이하 직원 1,022명 중 417명(40.8%)이 참여했다. 노조는 존경하는 간부·구의원은 실명을 밝혔지만, 존경하지 않는 간부·구의원 각 3명은 득표수만 공개하고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김철섭 부구청장, 고진호 관광과장, 이연하 산격1동장이 존경하는 간부 상위 3명으로 선정됐고, 유병철(더불어민주당, 산격·대현동), 고인경(자유한국당, 고성·칠성·노원동), 안경완(더불어민주당, 고성·칠성·노원동) 북구의원이 존경하는 구의원 상위 3명에 이름을 올렸다.

직원들은 존경하는 간부·구의원들의 모범적인 언행 키워드를 존중과 배려에서 찾았다. 설문에 참여한 하급 직원들은 ‘평소에 늘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언행을 하신다’거나 ‘모성보호시간 사용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등 일상에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간부와 구의원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간부 공무원이나 구의원들은 여전히 직원을 차별하고 무시하거나, 성희롱적인 표현을 하고 있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일부 간부는 ‘뚱뚱하다’, ‘살을 빼야 한다’ 같은 외모 지적을 하는가 하면 ‘커피는 여자가 타야 한다’고 하는 등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 구의원들 중에서도 고압적이거나 권위적인 자세로 직원을 대하거나 반말, 무시하는 이들이 있다고 응답했다. 단체 회의에서 술은 먹은 후 여직원에게 지나치게 달라붙어서 이야기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노조는 “이번 설문조사가 한 번에 그치는 이벤트가 아니라 공직문화를 바꿔나가는 계기가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설문 결과를 구청장, 구의장에게 전달하고 개선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렬 북구의회 의장은 “일단은 참여율이 너무 적고 설문도 단편적인 부분만 본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몇몇 의원들의 문제점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했다. 매월 의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그때 이야길 할 건 이야기해볼 것”이라고 말했다.